비천
비천 飛天
천상에 사는 천인, 천녀 혹은 천(天). 천은 복수의 의미가 있으며, 보통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초인간적인 힘이 있고 자유롭게 날 수 있다. 보통 부처가 설법하거나 보살이 머무는 곳에서 허공을 날면서 꽃을 뿌리거나 악기를 연주하며 공양한다.
인도 미술*의 초기엔 남녀 한쌍이 날면서 산화공양(散華供養)하는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인도신화에서 이들 신은 하급의 신으로, 특히 여성신 즉 천녀는 아프사라사타(또는 데바타)라고 불렸다. 서양의 천사와는 달리 날개 없이 나는 모습이 인도 비천의 특색이다. 그 후 불교 미술*이나 힌두교 미술*에서도 비상하는 모습으로 많이 등장한다.
중국과 한국에서는 신선같이 자유롭게 비상하는 모습으로, 천의(天衣)를 길게 펄럭이면서 비스듬히 내려오는 형상으로 표현되었다. 한국에서는 고구려 고분벽화와 백제 무녕왕릉의 왕비두침에서 나타나기 시작하여 통일신라시대에는 주로 불상*의 광배*나 대좌*, 범종*. 사리구*와 같은 금속공예품 등에 장식문양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대표적으로 통일신라시대의 〈상원사上院寺 동종〉(725)과 〈성덕대왕 신종〉의 비천상이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