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병
삼병 三病
북송北宋의 곽약허郭若虛(구어 루어쉬, 11세기 후반경 활동)가 《도화견문지圖畵見聞誌》에서 주장한 붓을 쓰는 데 있어서의 3가지 결함을 말한다. 곽약허는 붓을 사용함에 있어서 “뜻이 붓보다 먼저 있다”는 관점에 동의하며 용필(用筆)에 3가지 병이 있다고 제기하였다. 곽약허는 삼병이란 첫째 판(版)이고, 둘째는 각(刻)이며, 셋째는 결(結)이라고 보았다. ‘판’이란 팔뚝의 힘이 약하고 필치가 아둔하여 필선의 억양이 완전히 어그러짐으로써 물체의 모습이 평평하여 둥근 덩어리를 이룰 수 없는 것을 말한다. ‘각’이란 붓을 움직이는 가운데 의혹이 일어 마음과 손이 서로 어긋나 획을 구부리는 곳에서 망령되이 모가 생긴 것이다. ‘결’이란 가고자 하나 가지 못하고 풀어야 할 곳에서 풀지 못하여 물체가 엉기고 막힌 듯하여 유창하지 못한 것이다. 나아가 삼병이 일어나는 원인으로 뜻이 먼저 이루어지지 않아 붓을 쓸 때 가슴 속에 묘사할 대상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함께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