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슈누
비슈누 Visnu(범)
시바*와 함께 힌두 신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신이다. 비슈누는 우주를 유지하고 보존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비슈누는 의례적인 것보다는 개인적인 신앙을 통해 구원을 베푸는 부드럽고 인자한 신으로 묘사된다. 베다 시대의 태양신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되는 비슈누가 《브라흐마나》에서 아난타 위에서 쉬고 있는 우주의 창조자인 나라야나Narayana와 동일시되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또한 기원전 4~3세기경부터 인도 서부 지역에는 바수데바Vasudeva라는 인격신을 예배하던 바가바타파Bhāgavatas가 활동하고 있었는데 이 지방에서 크리슈나*Krsna라는 영웅이 신격화되어 바수데바와 동일시되었다. 이러한 대중적인 신앙운동은 바수데바-크리슈나를 비슈누신과 동일시하면서부터 더욱 발전하여 그 후 비슈누 신앙이 성행하게 되었다. 비슈누신은 세계를 구원하기 위해 여러 동물이나 인간의 모습으로 현현(顯現, 아바타르*)하기도 한다.
신화에 나타난 비슈누의 신적인 특성들을 기반으로 한 도상*이 이미 굽타시대*에 성립되어 조각상으로 등장하고 있다. 찬드라굽타Candragupta 2세가 401년에 조성한 우다야기리Udayagiri의 제6굴 입구 옆에는 높은 왕관 형태의 보관을 쓰고 4개의 팔에는 각각 수레바퀴(차크라cakra), 곤봉(가다gada), 연꽃(파드마padma), 소라(샹카shankha)를 들고 몸에는 바나말라(vanamala)라는 화환을 두른 비슈누상이 조각되어 있다.
비슈누신은 이런 도상으로 후대까지 계속 표현된다. 가루다*를 타는 비슈누신의 배우자는 락슈미*이다. 비슈누는 여러 문헌으로부터 유래하는 24가지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나라야나와 바수데바도 그 중의 하나이며 이 외에 하리(Hari, 신), 바이쿤타(Vaikuntha, 천계의 보호자), 비슈바루파(Vishvarupa, 모든 모습을 갖춘 이), 다타트레야(Dattatreya, 힌두교의 세 신이 모두 합쳐진 형태), 요기슈바라(Yogishvara, 요가 수행자)라는 형태로도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