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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병

삼병 三病

북송北宋의 곽약허郭若虛(구어 루어쉬, 11세기 후반경 활동)가 《도화견문지圖畵見聞誌》에서 주장한 붓을 쓰는 데 있어서의 3가지 결함을 말한다. 곽약허는 붓을 사용함에 있어서 “뜻이 붓보다 먼저 있다”는 관점에 동의하며 용필(用筆)에 3가지 병이 있다고 제기하였다. 곽약허는 삼병이란 첫째 판(版)이고, 둘째는 각(刻)이며, 셋째는 결(結)이라고 보았다. ‘판’이란 팔뚝의 힘이 약하고 필치가 아둔하여 필선의 억양이 완전히 어그러짐으로써 물체의 모습이 평평하여 둥근 덩어리를 이룰 수 없는 것을 말한다. ‘각’이란 붓을 움직이는 가운데 의혹이 일어 마음과 손이 서로 어긋나 획을 구부리는 곳에서 망령되이 모가 생긴 것이다. ‘결’이란 가고자 하나 가지 못하고 풀어야 할 곳에서 풀지 못하여 물체가 엉기고 막힌 듯하여 유창하지 못한 것이다. 나아가 삼병이 일어나는 원인으로 뜻이 먼저 이루어지지 않아 붓을 쓸 때 가슴 속에 묘사할 대상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함께 하였다.

삼원

삼원 三遠

산수화* 제작시 사용되는 일종의 투시도법 세 가지. 북송北宋의 곽희郭熙(구어 시)는 《임천고치*林泉高致》에서 화가의 시점에 따라 고원(高遠), 심원(深遠), 평원(平遠)과 같이 회화 구도를 달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고원은 산밑에서 정상을 쳐다 볼 때의 시점으로, ‘치솟는 산세’를 표현할 때 사용한다. 심원은 앞에 있는 산이나 봉우리로부터 뒤에 있는 산들을 들여다 볼 때의 시점으로, ‘중첩되는 산세’를 나타낼 때 사용한다. 평원은 가까운 산에서 멀리있는 산들을 보았을 때의 시점으로, ‘아득히 멀게 전개되는 산’들을 그릴 때 사용한다. 즉 고원은 앙시(仰視)로 산을 보는 것이고, 심원은 부감시(俯瞰視)로 산을 보는 것이며, 평원은 평시(平視)로 산을 보는 것이다. 삼원법은 자연을 관찰하는 기본적인 각도를 모두 종합한 것이다. 본질적으로 중국회화는 다원시각(多元視覺)에 의거하여 제작되었는데, 곽희는 한 곳으로부터 출발되는 일원적 시각을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일반적인 산수화는 한 화면에서 시점이 자유롭게 움직이기도 하고, 삼원법이 한 화면에 병존하는 일도 많다.

삼절

삼절 三絶

동양화에서 흔히 쓰이는 말로 두 가지 설이 있다. ①시(詩), 서(書), 화(畵)의 세 가지 모두에 높은 경지를 이루었을 때 ‘삼절’이라 부른다. 당唐 현종玄宗 이융기李隆基(리 릉치)가 일찍이 정건鄭虔(즈엉 치앤)의 산수화에 제자(題字)를 쓰면서 “정건은 삼절이다”고 했다 한다. ②회화사에서 볼 때 동진東晋의 고개지顧愷之(꾸 카이즈, 344~406)를 흔히 삼절로 불렀다. 《진서晋書》의 고개지 본전(本傳)에 그가 “재절(才絶), 화절(畵絶), 치절(痴絶)의 세 가지를 구비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③명, 청(明淸)시대에는 또 ‘재절, 화절, 서절(書絶)’을 ‘삼절’이라 불렀다.

삼청상

삼청상 三淸象
San-ching-hsiang(중)

도교(道敎)의 세 신인 옥청원시천존玉淸元始天尊, 상청령보도군上淸靈寶道君, 태청태상로군太淸太上老君의 세 상(像)을 칭한다. 세 신은 각각 옥청궁玉淸宮, 상청궁上淸宮, 태청궁太淸宮에 거주한다고 한다. 오대(五代)에 삼청을 주조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원대(元代)의 영락궁永樂宮 삼청전三淸殿(1325)에서는 소조상으로 만들었다. 회화*로서는 도교 사원의 벽화*에 그려진 경우가 많으며 괘폭(掛幅)으로 된 〈삼청위기도三淸圍碁圖〉(東京 根津美術館 소장) 등이 있다.

삼품

삼품 三品

중국 회화비평 기준의 하나. 당대(唐代)의 장회관張懷瓘(즈앙 후에이꾸완, 8세기 전반기 활동)은 《화단畵斷》에서 처음으로 신, 묘, 능품(神, 妙, 能品)이라는 회화비평 기준을 제시하였다. 신품이란 그림의 기예와 공력이 탁월하고 절묘하여 형사*(形似)와 신운(神韻)이 겸비되는 것이고, 묘품이란 의취와 구상이 절묘하여 표현에서 마땅함을 얻는 것이다. 능품이란 형사를 얻어 법칙을 잃지 않는 것이다. 원대(元代)의 하문언夏文彦(시아 원이앤)의 《도회보감圖繪寶鑒》에서는 삼품에 관해 “신품은 하늘이 이루어 주는 것이며, 묘품은 의취가 넘쳐서 되는 것이고, 능품은 형사를 얻는 것”이라 하였다. 이 삼품 외의 평가 기준으로 ‘일품(逸品)’이 있는데, 이것은 당말(唐末)의 비평가 주경현朱景玄(주 징시앤, 9세기 전반기 활동)이 《당조명화록唐朝名畵錄》 서문에서 덧붙인 것이다. 그는 “장회관은 《화단》에서 신묘, 능 3품으로 그 등급을 정하고 다시 이를 상중하 셋으로 나누었다. 이러한 격(格) 외에 상법(常法)에 구애받지 않는 것으로 일품이 있으니, 이것으로써 그 우열을 표시한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