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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이미지 image(영)

보통 영상, 심상 등으로 번역된다. 프랑스어로는 이마주. 어원인 이마고(imago)에서 유래한다. 본래의 의미는 ‘인물의 영상’ ‘초상’이나 보통 인간에 한하지 않고 회화적이거나 조소적인 수단에 의하여 재현된 사물과 대상의 모상 내지는 사물과 대상의 형상 그 자체를 의미한다. 또 빛의 반사, 굴절, 투영에 의하여 거울과 스크린 위에 투영된 대상계 즉 영상을 의미하기도 하며, 마음 속에 생각되는 직관적 형상, 즉 심상을 말하기도 한다. 이 심상의 경우는 관념의 표상에 가까우나 이는 보다 감각적인 성질이 강하다.
이미지는 외계의 자극에 의해 의식에 나타나는 대상의 직관적인 표상을 말하는데, 사르트르Paul Sartre에 따르면 화상(畵像)과는 구별된다. 사르트르는 이미지의 존재 자체가 의미 작용이나 대상 지시작용에 의존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그 점에서 화상과 유사함을 인정하나, 이미지에서는 건물의 기둥 수를 헤아릴 수 없듯이, 그것은 물체가 아닌 의식의 작용이라는 점에서 화상과 구별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물체의 지각상(知覺像)이므로, 이미지와 물체는 종이의 표리와 같은 관계에 있다. 자연주의*미술에서는 대상을 직접 갖다 놓을 수 없으므로 그 이미지를 그렸던 것인데, 반자연주의적인 현대미술에서는 마음 속에 잠재하는 환각이나 형상을 그리게 되고 여러가지 사물을 변형시키고 조립함으로써 독특한 이미지를 표현한다.
현대 미술에서 이미지와 물체 즉 오브제*와의 관계가 명확하게 구분된 것은 초현실주의*에 의해서였다. 에른스트Max Ernst(1891~1976)가 콜라주*의 과정에서 내면에 숨겨진 환상과 같은 욕망으로서의 이미지의 형상화를 의식한 것은 그 한 예에 속한다. 프로타주*나 데칼코마니* 등 초현실주의의 자동적인 수법도 이미지 형상화의 한 수단이었다. 추상표현주의*는 그린다는 행위 속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탐구하였다. 라우센버그Robert Rauschenberg(1925~ )는 또 그린다는 행위와 일상 오브제를 등가물(等價物)로서 화면 속에 끌어 들인 컴바인 페인팅*을 실천하였고, 존스Jasper Johns(1930~ ) 역시 성조기나 숫자 등을 화면에 그림으로써 사물 그 자체보다도 이미지로서의 현실을 다루었다. 그는 종래의 이미지와 오브제의 관계가 복잡하게 교차되면서 변질된 것을 보여줌으로써 현대미술의 방법론을 새롭게 전개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