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1 2 7

제석천

제석천 帝釋天 Indra Śakra(범)

인도 베다시대(기원전 1500~600년경)의 무용신(武勇神)인 인드라가 불교에 들어온 것으로 군신답게 거대한 체구에 벼락을 상징화한 금강저*를 든 모습으로 표현된다. ‘석제환인다라釋提桓因陀羅’ ‘석가제바인다라釋迦提婆因陀羅’라고 쓰던 것을 줄여 ‘제석천’이라고 부른다. 제석천은 도리천忉利天의 주인이며, 수미산 정상에 있는 선견성善見城에서 산다. 사천왕과 함께 주위의 32천왕(天王)을 통솔한다. 불법을 옹호하며, 불법에 귀의한 사람들을 보호할 뿐 아니라, 아수라*의 군대를 징벌하기도 한다.
제석천상은 인도의 간다라*시대에 많은 예가 있는데, 형상은 보통 귀족의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중국에서 북위北魏 이후의 중국사원들에 나타나는데, 형상은 《십이천공양의궤十二天供養儀軌》에 따랐다. ‘동방제석이 백상왕(白象王)을 타고 오색구름 속을 가는데, 몸은 황금색이고 오른손은 삼고저를 들어 가슴부위에 놓고, 왼손은 허벅지를 짚고, 왼쪽 다리는 아래로 늘어뜨렸다’고 서술되어 있다.
돈황*막고굴의 위대(魏代) 이후의 벽화*에도 보이며, 제왕 또는 동자의 형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북경 법해사法海寺 정전正殿 서쪽 벽화(1443)에는 보관과 영락을 장식하고 천의를 입은 보살형의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한국에서는 제석과 단군환인檀君桓因을 동일시하여 삼국시대부터 신앙되었고 고려시대에는 호국진병(護國鎭兵)의 신앙의례로 제석도량(帝釋道場)이 행해질 정도로 제석신앙이 성행하였다. 제석은 범천과 함께 짝을 이루며 등장하는데, 이는 인도에서 온 전통으로 통일신라시대 석굴암의 제석, 범천상, 고려후기 〈부석사 조사당 벽화〉(1377)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조선후기 신중탱화의 주존으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