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코타
테라코타 terra-cotta(이)
‘구운 흙’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구우면 단단해지고 치밀해지는 점토의 성질을 이용해서 만든 여러 가지 형상의 조각*이나 건축 장식용 제품. 여러 색깔과 특성을 지닌 점토를 이용하거나 또는 화학 약품의 사용, 구워내기 방법 등을 이용해 다양한 색채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진흙으로 입체적인 표현을 하는 것은 이미 선사시대부터 이용되었으므로 테라코타 조각의 역사는 신석기시대의 도기 제작 기술이 발견되었던 시기까지 소급된다. 이집트, 고대 크레타 문명(→‘에게 미술’ 참조), 콜럼버스 이전의 남미, 동방 문화에서도 석기시대부터 전해오는 많은 테라코타로 된 소형의 조각상들이 있다. 중국 당唐에는 테라코타로 단색 또는 여러 색깔을 칠한 용*(俑)을 부장(副葬)하는 풍습이 크게 유행하였다.
한편 중세 독일 북부 등 돌이 부족한 평원지대에서는 건물을 지을 때 테라코타 벽돌을 사용했다. 이렇게 테라코타는 건축용으로는 많이 쓰였으나, 조각용으로는 제한적으로 사용되었고, 르네상스* 시대에는 유약*과 채색으로 아름다움과 내구성을 더한 테라코타가 조상, 장식판, 무덤, 벽장식 등의 값비싼 대리석이나 청동의 대용으로 애용되었다.
점토로 상을 만들 때, 작은 물건일 경우는 속까지 전부 점토로 채우지만, 큰 작품의 경우에는 작은 물건을 만들 때처럼 점토로 전체를 만든 후 점토가 반쯤 말랐을 때, 여러 부분으로 조각내어 속을 파낸 후 진흙물을 발라 다시 짜맞추거나, 고리 또는 소용돌이 모양으로 감아올리는 방법을 사용한다. 또 여러 개의 복제품을 만들 경우에는 석고나 테라코타 등으로 틀을 만들어 찍어낸 후 가마에 굽는 방법을 취한다. 색깔을 넣고자 할 때는 형을 만들 때, 또는 만든 후 색깔을 넣은 진흙물을 바르며, 광택을 원하는 경우에는 가마에서 구워낸 후 유약을 칠하고 다시 굽는다. 유약칠을 하면 기후에 견디는 힘이 더 강해져 테라코타를 건축 장식물에 사용하기가 더욱 유용해진다.
20세기에 들어와서 테라코타는 프랑스의 마이욜Aristide Maillol(1861~1944) 등 현대 조각가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권진규權鎭圭가 훌륭한 작품을 선보였다. 또 건축장식으로서도 테라코타는 각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