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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각주 角柱 pier(영)

석조 건축의 버팀대. 보통 정사각형이지만 구획에 따라 복합적인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 각주는 일반적으로 문이나 창문 등의 틈에 세워져서 건물 버팀부의 필수 부분을 구성한다. 또한 벽기둥이나 반(半)기둥 위에 장식적으로 세울 수도 있다. 각주 중에서 ‘군생 각주(fasciculate pier)’는 수많은 소기둥들이 붙어 이루어진 각주이며, ‘각 각주(angle pier)’는 직사각형 건물의 모서리에 사용되는 ‘ㄴ’자형의 각주를 뜻한다.

간가결구

간가결구 間架結構

서예에서 개개의 자획 간의 연결, 배합, 조합 형태와 여백의 배치를 포괄하는 말. 결체법이라고도 함. 예를 들어 ‘宇’자를 쓸 때는 부수 집면자(宀)가 그 아래를 덮듯이 쓰고, ‘直’자를 쓸 때는 긋는 획(乚)이 위의 전체를 싣고 있는 것처럼 쓰는 것을 말한다.
중국에는 당대(唐代) 구양순歐陽詢의 36법, 원대(元代) 조맹부趙孟頫(자오 멍후, 1254~1322)의 72법, 명대(明代) 이순李淳(리 슌)이 쓴 84법 등 그 실례를 보이는 저술이 있다.

간다라 미술

간다라 미술 Gandhāra Art(영)

파키스탄 북부인 지금의 페샤와르Peshāwar 지방을 중심으로 한 서북 인도에서 1~5세기에 번성한 미술을 말한다. 페샤와르, 스와트Swāt, 탁실라Taxila 및 아프가니스탄의 일부까지 포함되는 간다라 지역의 미술은 서방 문화, 특히 로마*와 파르티아 미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렇지만 그 이전 박트리아에 있던 헬레니즘 미술*이 간다라 미술 등장의 배경이 되었다. 불교 미술*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간다라 미술은 중앙아시아와 중국에 영향을 미쳤다.
페샤와르 분지에서는 1세기 말경 쿠샨왕조* 군주들의 후원으로 불교 조각*이 처음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확실한 연대를 알 수 있는 유물이 없으므로 간다라 조각을 편년(編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명문*을 근거로 추정한 가장 이른 시기의 상들은 2~3세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청흑색의 편암(schist)이나 녹색조의 천매암(phyllite)을 조각한 석상(石像)은 불, 보살상과 불전도*를 나타낸 것이 대부분이다. 불전도는 물론이고 불, 보살상 또한 뒷면은 평평한 부조*상이다. 조각상의 얼굴 모습이나 옷주름 표현은 로마적인 전통과 연관되는 요소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조각 전통은 서방 조각가들의 유입이 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간다라 조각에서는 석조 이외에 석회에 모래를 반죽하여 만든 스투코*도 1세기부터 사용되었는데 약 3세기부터는 스투파*나 비하라*를 장식하는 주된 재료가 되어 돌을 대신하게 되었다. 스투코 조각으로는 아프가니스탄의 하다Hadda, 탁실라, 사리-바롤Sahri-Bahlol, 탁트-이-바히Takht-i-Bāhi 등지에서 출토된 것들이 대표적이다. 탁트-이-바히는 대, 소형의 스투파들이 모셔져 있고 봉헌물들을 봉헌했던 감(龕)들과 승원 및 강당이 남아 있는 사원지이다. 건물들은 간다라의 다른 유적들처럼 다양한 크기의 돌을 마름모꼴로 쌓아 축조한 것이다.
간다라 건축은 돌을 쌓는 방식에 따른 편년이 가능하다. 쿠샨 이전의 건물은 크고 작은 잡석들로 축조되었고 그 다음 시기는 탁트-이-바히처럼 마름모꼴로 쌓은 큰 돌들 사이에 작은 돌들을 채우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3세기 이후에는 잘 다듬어진 돌들과 작은 잡석들이 번갈아 층을 이루는 방식으로 축조되었다.
간다라의 스투파는 산치*나 바르후트*의 형식을 점차 발전시킨 것이지만 세로로 길어진 높은 탑* 모양으로 바뀌었으며, 울타리가 아닌 스투파 겉면을 부조로 장식하였다. 페샤와르 근처의 샤지키-데리Shāh-jī-kī-Dherī에 있는 카니슈카 대탑이 유명하며 여기서 카니슈카왕Kaniska 1년에 봉헌되었다는 명문이 있는 사리기가 발견되었다. 불교적인 주제가 간다라 미술에서 압도적인 부분을 차지하지만 서아시아나 헬레니즘 미술에서 기원한 모티브*, 즉 아틀란티스, 꽃줄을 든 에로스, 트리톤 등을 이용한 미술품도 간다라 지역에서 제작되었다. 390년경에는 키다라 쿠샨Kidara Kusān이 서북 인도에 등장하여 5세기까지 이 지역을 통치했으나 간다라 지역의 불교는 6세기 초 백(白)훈족(Epthalites)의 침입으로 종말을 고했다.

→ ‘쿠샨 시대 미술’ 참조

간살

간살

한국 건축물에서 기둥이 벌려 선 거리 간격. 기둥과 기둥 사이를 하나의 단위로 삼아 그것을 간(間)이라 불러 정면, 측면 몇 칸이라 계산한다. 간의 위치에 따라 어칸, 협칸, 퇴칸이라 부르고 안팎의 구조에 따라 외진(外陣), 내진(內陣)이라 한다.

갈보리

갈보리 Calvary(영)

예수가 처형된 예루살렘 성 밖의 언덕 이름으로 골고다라고 부르기도 한다. 명칭은 해골을 의미하는 라틴어 ‘칼바리스(calvaris)’에서 비롯되었다. 미술에서는 골고다 혹은 갈보리 언덕 위에서의 예수 처형 장면의 조각적 표현을 의미한다. 이 용어는 때때로 예수의 수난에 대한 조각물들이 있는 교회나 그리스도 수난상의 특정 길가에도 적용되기도 하지만, 15세기 후반부터 17세기 초까지 브르타뉴 지역 야외에서 발견된 것들과 같이 전체 장면을 상징화하거나 표현하는 인물들의 군상에 더 많이 사용된다.

갈필

갈필 渴筆

먹물의 사용을 억제하여 마른 듯한 상태의 붓으로 그리는 수묵화*의 기법. 먹을 풍부하게 사용하는 습필*, 윤필*과는 다르며, 고필(枯筆), 찰필(擦筆)이라고도 한다. 먹이 묻은 부분과 묻지 않은 부분이 한 획에 함께 나타나서 거친 효과를 내기 때문에 초속적(超俗的) 일기(逸氣)를 표현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담예록談藝錄》에 따르면, “이성李成(리 츠엉)은 먹을 금같이 아꼈는데, 동기창董其昌(똥 치츠앙, 1555~1636)은 그림을 그리는 데는 먹을 아껴야 할 뿐만 아니라 물도 아껴야 한다고 했다. 옛사람들은 모두 갈필로 아름다움을 얻었는데 오늘날 사람들은 예찬倪瓚(니 짠, 1301~1374) 한 사람만을 본받으니, 이는 잘못된 것이다”라고 갈필을 설명하고 있다.
원말(元末)의 황공망黃公望(후앙 꽁왕, 1269~1454)은 산맥을 그리는데 사용한 피마준*을 갈필로 그렸고, 예찬도 산이나 나무를 표현할 때 갈필을 애용했다. 명말 청초에 이들의 양식을 배운 홍인弘仁(훙 르언) 등의 안휘파*安徽派와, 추문린鄒文麟(처우 원린), 정수程邃(츠엉 쑤에이), 소운종蕭雲從(샤오 윈츠옹), 석도石濤(스 타오, 1641~1717), 석계石谿(스 시) 등의 개성파 화가들이 많이 구사했다. 특히 명明의 유민화가들은 공통적으로 메마르고 금욕적인 효과를 표현하기 위하여 이 기법을 사용했으며, 또한 남종화* 계통의 화가들도 황공망 양식의 갈필을 애호했다.

감광유제

감광유제 感光乳劑

필름이나 인화지가 빛에 반응하도록 그 위에 바르는 감광성(感光性)을 지닌 액체상태의 물질을 일컫는 말. 감광유제로는 보통 빛에 대해 빠르고 규칙적으로 반응하도록 은과 할로겐 원소를 결합하여 만든 할로겐화은(AgX)이 쓰인다. 할로겐화은의 종류로는 염화은(AgCl), 브롬화은(AgBr), 요오드화은(AgI), 플루오르화은(AgF) 등이 있으나, 플루오르화은은 수용성이므로 사진유제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할로겐화은은 아교와 비슷한 성질의 젤라틴과 혼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진에서 감광도(感光度), 감색성(感色性), 콘트라스트*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은 할로겐화은의 결정입자이다. 결정입자가 커서 감광유제층이 두터워지면 빛에 반응하는 속도가 빠른 고감도 유제가 되며, 화상은 거친 입자(조립자)와 낮은 콘트라스트를 가지게 된다. 반면 작은 결정입자에 의한 얇은 유제층은 빛에 반응하는 속도가 느린 저감도 유제를 형성하게 되어 상대적으로 고운 입자(미립자)와 높은 콘트라스트, 고해상력의 화질을 갖게 된다.

감람묘

감람묘 橄欖描

→ ‘인물십팔묘’ 참조

감로도

감로도 甘露圖

지옥에서 고통받고 있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음식을 공양하는 의식절차를 그린 불화. 즉 아귀(餓鬼)에게 감로수를 베푼다는 신앙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에 그림의 하단에는 아귀가 그려져 있다.
감로도는 《우란분경盂蘭盆經》에 근거한 것으로, 부처님의 수제자인 목련존자가 돌아가신 어머니가 아귀도에 빠져 먹지 못하는 고통을 당하는 것을 보고 참회의 날인 7월 15일에 부처님과 스님께 온갖 음식을 공양하여 어머니를 구하게 되었다. 특히 이와 같은 내용이 중국과 한국에서 중시되었던 것은 조상 숭배 사상과 관련이 있다.
감로도의 형식은 상단과 중단, 하단으로 나뉘는데, 상단에는 7여래와 인로왕보살, 아미타내영도가 그려진다. 중단에는 의식장면이 도설되고 하단에는 아귀상, 지옥상, 윤회하는 중생 등 6도중생이 압축묘사된다. 특히 하단에는 백중날의 행사 장면 등이 그려져 풍속화적인 요소가 가미되면서 흥미로움을 자아낸다.

감상

감상 鑑賞 appreciation(영)

예술작품을 감각적 형식과 표현 내용의 전체에 걸쳐서 음미하고 즐기는 것. 단순한 지적, 분석적 이해나 개인적인 좋고 싫음이 반응되는 정서적 태도와는 구별된다. 또한 미적 관조*와는 달리 작품을 적극적으로 음미하는 평가활동이 포함되나, 그 평가가 비평의 경우처럼 언어적으로 표현되지는 않는다. 영국의 미학자 오스본Harold Osborne은 그의 저서 《감상의 기술The Art of Appreciation》(1970)에서 “감상력은 기본적으로 기능(skill)이며 훈련에 의해 향상시킬 수는 있지만, 그것도 특정분야에 한정될 뿐 예술의 모든 영역에 걸쳐서 감상력을 키우는 것은 드물다”라고 언급하였다. 이 점에 있어서는 감정*과 통하는 점이 없지 않으나, 감상은 작품의 식별이나 유별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며 어디까지나 감각적 표현 구조의 미묘한 차이를 향수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