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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

갈보리 Calvary(영)

예수가 처형된 예루살렘 성 밖의 언덕 이름으로 골고다라고 부르기도 한다. 명칭은 해골을 의미하는 라틴어 ‘칼바리스(calvaris)’에서 비롯되었다. 미술에서는 골고다 혹은 갈보리 언덕 위에서의 예수 처형 장면의 조각적 표현을 의미한다. 이 용어는 때때로 예수의 수난에 대한 조각물들이 있는 교회나 그리스도 수난상의 특정 길가에도 적용되기도 하지만, 15세기 후반부터 17세기 초까지 브르타뉴 지역 야외에서 발견된 것들과 같이 전체 장면을 상징화하거나 표현하는 인물들의 군상에 더 많이 사용된다.

갈필

갈필 渴筆

먹물의 사용을 억제하여 마른 듯한 상태의 붓으로 그리는 수묵화*의 기법. 먹을 풍부하게 사용하는 습필*, 윤필*과는 다르며, 고필(枯筆), 찰필(擦筆)이라고도 한다. 먹이 묻은 부분과 묻지 않은 부분이 한 획에 함께 나타나서 거친 효과를 내기 때문에 초속적(超俗的) 일기(逸氣)를 표현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담예록談藝錄》에 따르면, “이성李成(리 츠엉)은 먹을 금같이 아꼈는데, 동기창董其昌(똥 치츠앙, 1555~1636)은 그림을 그리는 데는 먹을 아껴야 할 뿐만 아니라 물도 아껴야 한다고 했다. 옛사람들은 모두 갈필로 아름다움을 얻었는데 오늘날 사람들은 예찬倪瓚(니 짠, 1301~1374) 한 사람만을 본받으니, 이는 잘못된 것이다”라고 갈필을 설명하고 있다.
원말(元末)의 황공망黃公望(후앙 꽁왕, 1269~1454)은 산맥을 그리는데 사용한 피마준*을 갈필로 그렸고, 예찬도 산이나 나무를 표현할 때 갈필을 애용했다. 명말 청초에 이들의 양식을 배운 홍인弘仁(훙 르언) 등의 안휘파*安徽派와, 추문린鄒文麟(처우 원린), 정수程邃(츠엉 쑤에이), 소운종蕭雲從(샤오 윈츠옹), 석도石濤(스 타오, 1641~1717), 석계石谿(스 시) 등의 개성파 화가들이 많이 구사했다. 특히 명明의 유민화가들은 공통적으로 메마르고 금욕적인 효과를 표현하기 위하여 이 기법을 사용했으며, 또한 남종화* 계통의 화가들도 황공망 양식의 갈필을 애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