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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칠

밑칠 underpainting(영)

유약칠이나 바림, 유화의 물감을 덧바르기 위해 밑바탕 또는 그 색깔 위에 물감의 발색(發色)을 좋게 하려고 일정한 색의 물감을 칠하는 것. 표현하려는 색조를 살리는 색깔을 선택해야 하며 유화에서는 중간색 중 하나를 사용하기도 한다. ‘알라 프리마Alla prima’, 즉 밑칠 없이 한 층의 안료로 회화 표면이 완성되는 방식의 회화가 보편화된 19세기 후반 이전까지는 대부분의 회화가 여러 층으로 되어 있었다.
템페라* 화법에서는 밑그림을 그린 후 흙빛이 도는 초록색 도료 위에 밝은 색부터 덧칠해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표현했으며, 이 방법은 특히 14세기 회화에서 흔히 나타난다. 15세기와 16세기초 많은 이탈리아 화가들은 플란더스의 영향을 받아 템페라를 밑칠용으로 사용했다. 18세기의 거의 모든 영국 화가들은 넬러Sir Godfrey Kneller(1646~1723)의 방식대로 중간색으로 밑바탕을 칠한 후, 그 위에 유약, 칠바림 또는 진한 색을 칠해 음영과 부분적인 색을 표현하고 가장 밝은 부분은 두꺼운 임파스토*로 맨 나중에 칠했다. 이때 나중에 칠한 색이 밑칠과 결합해 짙고 선명한 효과를 내기도 했다.
19세기 회화에서는 극단적으로 어두운 색과 밝은 색을 피함으로써 각각의 색이 더 차분해지고 짙어졌다고는 하나 완성작의 색채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여기에서 한 가지 이상의 불투명한 물감을 칠하는 방식이 마련되어 밑칠의 색이 어두워졌다. 18~19세기에는 광택이 없는 애벌칠 도료로 종종 수성 물감을 여러 번 덧칠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보통 단색으로 먼저 칠한 후에 덧칠함으로써 밝은 색은 약화되고 어두운 색은 보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