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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체

서체 書體

한자에는 형(形), 음(音), 뜻(意) 세 가지 요소가 있는데, 여기서 형은 글자의 자형(字形)을 말한다. 자형은 고대로부터 형식상의 변천이 있었으며, 시대에 따라 문자의 형식도 점차 변화됐다.
고대의 갑골문*에서도 서체의 변화는 인지되지만, 고정된 형식은 아직 없다. 금문(金文)도 거의 마찬가지로 일정한 서체는 인정하기 어렵다. 다만 주대(周代)의 대전*(大篆)이라든가 고문(古文)으로 불리는 문자는 이미 서체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서, 한대(漢代)의 자전(字典)에도 나타나고 있다.
서체가 주목되는 것은 후한대(後漢代)의 허신許愼(쉬 선)의 《설문해자說文解字》의 서문에 나오는 진팔체(秦八體), 신육서(新六書)에서 비롯된다. 서체에는 그 시대에 통용되는 정체(正體)와 특수한 사물에 대해 쓰여지는 응용체가 있다. 진秦나라의 전서*, 한漢나라의 예서*, 육조(六朝) 이후의 정서인 해서*는 각각의 시대에 통용된 정체의 글씨이며, 각부(刻符), 충서(蟲書), 모인(摹印), 수서(桂書), 서서(署書)라고 하는 것은 응용체의 글씨이다.
후대가 되면서 응용체의 글씨는 점차 쇠미해지고 주로 정체가 사용되게 된다. 당대(唐代)에는 역대의 서체를 정리하여 고문, 대전(大篆), 주문(籀文), 소전*(小篆), 팔분*, 예서, 장초*, 행서*, 비백서*, 초서*의 10가지로 나뉘었다. 이 중에 소전과 팔분은 석비(石碑)에 사용되는 경우가 있으며 일반의 전적(典籍), 표진(表秦), 공사문소(公私文疏) 등에는 모두 예서가 쓰여지고, 기록이나 서간에는 행초(行草)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글씨의 발흥과 더불어 행서의 비문이나 초서의 전적 등도 나타나고, 서체는 점차 예술품으로서의 세련도를 더해갔다. 송대(宋代) 이후 글씨를 예술작품으로 제작하는 경향이 강해짐과 동시에 서체를 취급하는 방법도, 실용적인 면만이 아니라 조형 미술로서의 작품 속에 넣게 되었다. 후세 청대(淸代)의 비학파 사이에서 전서와 예서가 유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청말(淸末)에는 갑골문이나 목간(木簡)에 새로운 글씨의 조형미를 추구하게 되었다. 현재 중국에서는 간체(簡體)를 시행하고, 그 중에 장초나 초체(草體)를 운용함으로써 서체의 제한이 지켜지지 않는 새로운 정체의 글씨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