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 향수
미적 향수 美的享受
aesthetic enjoyment(영) jouissance esthétique(프) ästhetisches Geniessen(독)
미학*상의 용어. 예술 창작이 미의식*의 능동적 측면인데 비해 미적 향수는 미의식의 수동적 측면을 나타낸다. 이 능동과 수동의 차이는 지극히 상대적인 것으로, 이를테면 립스Theodor Lipps의 감정이입미학*에서는 미적 향수는 주관화(主觀化)의 측면에서만이 아닌, 가치 감정의 객관화의 측면에서도 고찰된다. 가이거Moritz Geiger는 미적 향수를 현상학적으로 분석, 본래의 미적 향수는 내방집중(內方集中)이 아닌, 외방집중(外方集中)이어야만 한다고 하여 대상의 관조향수(觀照享受)를 강조했다. 같은 현상학파의 미학 중에도 오데브레히트Rudolf Odebrecht와 같이 미적 가치체험의 창조적 계기를 중요시하는 입장에서는 수동적 측면으로서의 미적 향수는 고찰의 주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 미적 향수는 대상에의 무관심성*을 특색으로 하고 있으나, 가이거는 칸트Immanuel Kant의 무관심성의 개념을 비판, 미적 향수는 어떤 종류의 관심을 전제로 하여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미학에서 논할 때 미적 향수는 향수 혹은 향락의 일종으로서, 유희와 스포츠의 향락, 기호품의 향락, 성적 향락 등과 공통되는 성질을 갖는다. 그러나 미적 향수가 이러한 향수 일반의 특성들을 갖는다는 것과는 별도로 그것이 특히 ‘미적’이기 때문에 보다 특수한 해명이 가해져야 한다. 가이거가 강조한 바 대로 모든 미적 향수는 관조향수이다. 미적 관조*의 본질은 대상의 충실상을 수용하는데 있지만, 미적 향수는 대상의 충실상에 있어서의 직접적 향수가 아니라 대상의 충실상을 관조하는 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향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