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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 감각

미적 감각 美的感覺
aesthetic sense, sensibility(영)

미학*상의 용어. 미적 대상*에 반응하는 감각 기관의 기능. 시각, 청각 등 고급 감각이 수위를 차지하나 종종 미각, 후각, 유기 감각, 운동 감각 등의 하급 감각도 함께 작용한다. 이러한 감각은 감정, 의지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이들 여러 기관의 협동에 의해 대상을 전체성과 직관성을 가지고 파악하는 것이 미적 감각의 성립 조건이다. 이와 같은 감각만이 개념에 의거하지 않고 보편성과 필연성을 지닌 미적 판단*의 기초가 될 수 있다. 미적 감각은 미의식*의 수용적 측면, 미적 판단은 능동적 측면인데 실제로 양자는 불가분의 관련을 가지고 나타난다.

미적 감정

미적 감정 美的感情
aesthetic feeling(영) sentiment esthétique(프)

미학*상의 용어. 예술 체험에 수반되는 감정으로, 작품의 내용, 형식 또는 대상, 인격 등이 받아들이는 자의 내부에서 환기되는 갖가지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상티망(sentiment)’이라고 하는 것은 이 상태의 감정을 가리킨다. 미의식*에 있어서의 감정을 말하는 용어로서, 심리학적 미학에서는 감각, 지각, 표상, 연상, 의지 등과 함께 미적 태도에서 의식의 한 요소를 이루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철학적 미학에서는 미적 가치체험 자체의 중심적 작용이 되며 혹은 미적 직관*에 대립하여 미적 체험*의 근본적 구조 계기를 이루게 된다. 직관이 대상을 일정한 거리에서 관조하는 작용인 데 비하여, 감정은 자아가 내면으로부터 촉발되는 마음의 운동이다. 더구나 미의식에 있어서는 이 지적 객관적 작용과 정적(情的) 주관적 작용과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를 갖고 긴밀하게 융합하며 혼연일체의 전체를 형성한다. 미적 감정이 비(非)미적 감정에 대립되는 특색으로서 미의식은 정관적이면서 창조적이며, 통일, 질서를 갖지 않으면서 자유로운 능동성을 갖는데 비해, 고요하고 명랑한 동시에 강렬, 왕성한 것, 게다가 이 강함이 내면화되어 ‘깊이’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또 미적 감정은 종종 불쾌의 요소를 가지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쾌감이 주조를 이룬다.
미적 감정은 여러 각도에서 약간의 요소로 나뉜다. 우선 미적 대상*의 소재, 형식*, 내용*에 각각 대응하는 감관감정(Sinnesgefühl), 형식감정(Formgefühl), 내용감정(Inhaltgefühl) 등으로 구별되며, 내용감정은 또한 감정이입에 의해 대상에 속하는 것으로서 체험되는 ‘대상적 감정(gegenständliches Gefühl)’과 대상에 대한 주관의 반응에 의해 생기는 ‘인격적 감정(persönliches Gefühl)’으로 나누어진다. 후자는 또 작중의 인물에 대한 동정이나 반감 같은 직접적 반작용으로서의 ‘관여감정’과, 주관이 때로는 양양되고 동요되며, 때로는 억압되는 경우의 ‘상태감정’으로 나뉜다. 그러나 이들 여러 가지 미적 감정은 일정한 기본 정조를 가지고 진동하는 총체 감정으로서의 기분 속에 용해되어 이것에 의해 각각의 특색을 이룬다.

미적 관조

미적 관조 美的觀照
ästhetisches Betachten(독)

라틴어의 ‘관찰하다’라는 뜻에서 유래한 미학*상의 용어. 미의식*의 한 측면으로 대상을 논리에 의하지 않고 직접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정신 작용 및 그 작용의 결과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예술 창작이 미의식의 능동적 측면인데 반하여, 미적 관조는 미적 향수*와 마찬가지로 미의식의 수동적 측면이다. 미적 관조와 미적 향수와의 차이는 전자가 대상의 직접적 수용활동인데 대해서, 후자는 전자의 작용을 전제로 하여 행해지는 간접적 수용이라는 점에 있다.
미적 관조는 자아와 대상과의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전제로 하여 성립되며, 더욱이 그것은 대상에 대한 무관심성*을 전제로 하는 점에 있어서 인식론적 활동이나 실천적 활동과 구별된다. 이 무관심성을 강조하는 경우에는 미적 관조를 오히려 미적 정관*으로 보는 경우도 많으나, 해석의 능동성을 강조한 사고방식도 있다. 관조는 본질상 자아와 대상 사이에 거리를 두는 데서 성립한다. 그것은 자아가 이러한 태도를 가지고 대상을 수용하는 작용이며, 이 수용성으로부터 향수와 밀접하게 결합한다.
모든 미적 향수는 ‘관조에 있어서의 향수’이다. 그런데 미의식에 있어서의 관조는 소위 무관심성을 특징으로 한다. 따라서 미적 관조는 미적 정관과 거의 동일하다. 일반적인 용례에 따르면, 관조의 대상은 본래 가시적인 것이지만 미의식에 있어서는 관조의 대상을 이렇게 좁게 제한시킬 필요가 없다. 대상이 어떠한 것이든 그 충실상을 수용하는 것이 미적 관조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음악과 같은 가청적 대상이 미적으로 관조될 수 있음은 물론, 음악에 의해 유발되는 기분 등도 직접 체험함으로써 충실하게 생동하고 있는 한, 그들을 향해 의식이 집중하는 곳에는 일종의 미적 관조가 성립될 수 있다. 그것은 감각적 직관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도 넓은 의미의 직관성을 가지는 것으로서 관조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다만 관조의 개념이 조형예술에 보다 많이 적용되고 있는 것은 그 본래의 어의로 보아 당연한 것이다. 더구나 관조라는 말은 감상과 혼동되기 쉬우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감상도 관조나 향수와 마찬가지로 수용적 미의식을 가리키지만, 이는 주로 예술의 경우에 적용되며 특히 대상에 대해 적극적인 가치 인식의 의미를 포함하는 것이므로 엄밀한 미학의 용어로서는 그다지 사용되지 않는다.
칸트Immanuel Kant와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이래로 근대 미학에서는 관조를 예술작품이나 미적 현상들에 대한 고유한 미적 지각으로 간주한다. 관조에서는 사물의 장소, 시간, 이유, 목적에 대한 일상적인 관찰이 차례로 중지되면서 사물의 순수한 본질이 직접 파악되는데, 따라서 정신은 스스로를 망각한 채 직관 속으로 침몰하여 목적도 고통도 시간도 없는 순수한 인식 주체가 된다는 것이 쇼펜하우어의 관조에 대한 고전적인 정식화이다. 한편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는 관조의 보편타당성에 대한 요청을 아폴론적 예술의 세계로 환원시켜 미적 관조의 순수한 감수성을 ‘여성적 미학’이라고 비판하였다.

미적 대상

미적 대상 美的對象
aesthetic object(영) ästhetischer Gegenstand(독)

미학*상의 용어. 미적 대상은 단지 그 자체로 성립되는 것이 아니고 미의식*을 상관자(相關者)로 해서 성립된다. 미적 대상론은 입장에 따라서 여러 가지 설(說)로 나누어지는데, 미학사적으로 보면 근대에는 미적 대상을 형식의 측면에서 고찰하는 형식 미학과 내용의 측면에서 고찰하는 내용 미학으로 대별된다. 전자는 피들러Konrad Fiedler, 헤르바르트Johann Friedrich Herbart, 침머만Robert von Zimmermann, 차이징Adolf Zeising 등으로 대표되며, 후자는 헤겔G.W.F.Hegel, 셸링Friedrich W. J. Schelling, 짐멜Georg Simmel, 립스Theodor Lipps 등으로 대표된다.
현대에는 미적 대상, 특히 예술작품은 존재 양식, 작품 구조의 측면에서 현상학적으로 또는 존재론적으로 고찰되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하르트만Nicolai Hartmann은 예술 작품의 구조를 층구조(層構造)로 파악하여 예술작품을 그 존재의 양태로 본다면, ‘실재적인 전경(前景)’과 ‘비실재적인 후경(後景)’의 2층으로 형성되고, 또 후경층에 대해서는 다층구조를 갖고 있다고 했다. 한편 수리오Etienne Souriau는 예술 작품을 그 존재 양태에서 보면, ‘물질적’ ‘현상적’ ‘사물적’ ‘초월적’의 4가지로 이루어진다고 보고, 각 층간의 상호 조응관계(相互照應關係)를 고찰했다. 이 밖에도 예술작품 일반의 구조 분석론은 뒤프렌느Mikel Dufrenne,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카인츠Friedrich Keinz 등에 의해 시도되고 있으며, 동시에 각개 예술의 작품 구조 분석론도, 이를테면 문예 작품에 대해서는 잉가르덴Roman Ingarden, 미술 작품에 관해서는 파노프스키Erwin Panofsky(1892~1968) 등에 의해 시도되었다.
미적 대상은 예술 작품(Kunstwerk)과 미적 자연대상(der ästhetische Naturgegenstand)으로 대별하여 고찰할 수 있다. 가령 체험내용으로서의 예술미와 자연미 사이에 일반적으로 생각되고 있는 것과 같은 본질적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양자 모두 미로서 결국은 동일한 본질에 귀착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상의 측면으로부터 고찰한다면 한편으로는 인간의 손에 의해서 만들어진 정신의 소산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에게 부여된 정신에 대한 소여(所與)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각은 독자적인 성질을 갖는다. 예술 작품은 인간 정신의 소산이라고는 하지만, ‘아름다운 것을 목적으로 하여’ 형성된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예술 작품이 다른 여러 대상과는 다른 독자적인 성질을 갖는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그것에 비해 미적 자연대상은 인간에 의한 형성물이 아니다. 물론 미의식과의 상관관계에서 성립하는 것인 이상, 그것이 정신적 창조과정의 결과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으며, 바로 이 점에서 미적 자연대상은 예술작품과 동일한 위치에 서있다. 그러나 예술의 경우, 창조활동은 단순히 내면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재료에 의한 대상형성으로까지 발전하는 것이지만, 자연미의 경우에는 창조활동과 같은 외화(外化) 및 객관화는 행해지지 않는다. 따라서 자연미의 외적 및 객관적 측면에 있어서의 특질 파악은 예술미의 경우에 비해 매우 곤란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자연미를 주관적 측면에서만 고찰하려고 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은, 미적 현상의 특질에 비추어 보더라도 너무나도 명백하다. 이와 같이 고찰해가면, 미적 자연대상의 분석은 비교적 분석이 용이하다고 생각되는 예술 작품의 구조를 참고로 하는 한편, 미적 자연대상에 대한 주체의 체험의 구조를 실마리로 하여 행해져야 할 것이다.

미적 범주

미적 범주 美的範疇
ästhetisches Kategorie(독)

미학*상의 용어. 미*의 다양한 양태를 일정한 기본적 유형으로 분류하는 것. 가장 기본적인 미적 범주로서는 우미*(優美)와 숭고*라는 대립되는 개념이 제시될 수 있다. 이른바 미와 미적 제범주(諸範疇)가 범주론으로서 미학적으로 탐구된 것은 근대에 이르러서부터였다. 우선 영국의 버크Edmund Burke(1729~1797)에 의해 숭고와 미에 대한 고찰이 시도되어 홈Henry Home으로 이어지고, 독일에서는 멘델스존Moses Mendelssohn, 칸트Immanuel Kant, 쉴러Friedrich von Schiller등에 의해 미와 숭고에 대한 고찰이 시도되었으며, 다시 독일 낭만주의*, 독일 관념론의 미학, 심리학적 미학, 감정이입 미학*에서는 미, 우미, 숭고, 골계(滑稽), 유머, 비장(悲壯), 추* 등이 미적 범주의 문제로서 고찰되어 왔다. 각 시대나 민족적 차이에 따라서 어떤 경우에는 우미가, 또는 숭고가 각기 이상적인 미로서 대표되는 등 미의식* 내지는 예술의 입장에서 역사적인 가치 기준도 차이가 난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숭고가 우미에 비해 정신의 높은 단계에서 성립한다고 하는 미학설도 있을 수 있겠지만, 범주론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미적 범주 사이에서 미적 가치의 고저(高低)는 생각할 수 없다. 미적 범주는 또한 미적 양태(Modification) 혹은 기본미(Kardinalschönheit)라고도 불려진다. 미적 범주는 사유 혹은 존재의 근본 형식을 의미하는 철학상의 범주 개념을 미학에 적용한 것이기 때문에 각자의 사상 계통에 따라서 그 이론 정립도 매우 다르다. 미적 범주로서 음악적, 회화적, 시적인 것을 열거하는 설이나, 모든 유형 분류를 거부하는 설과 같은 극단적인 이설은 별도로 하더라도, 미의 종류로서 상위개념으로부터의 논리적 연역에 의해서 얻어지는 추상 개념의 체계를 찾거나 경험적 사실의 다원적 분류에 의하는 것 등 다양할 뿐만 아니라 범주의 설정 방법이나 분류 규준의 차이에 따라서 기본적 범주로 열거되는 미의 종류도 같지는 않다.

미적 정관

미적 정관 美的靜觀
aesthetic contemplation(영) ästhetische Kontemplation(독)

미학*상의 용어. 미*의 한 측면으로, 대상에의 무관심성*을 근본적 특징으로 하는 수용 활동. 근대에 있어서 미적 정관을 무관심성의 관점에서 고찰한 것은 칸트Immanuel Kant였다. 그는 취미판단이 대상의 실재에 대하여 관심을 결여하고 있는 점에서 정관적이라고 하고, 정관성을 미의 자율적 영역을 특징짓는 중요한 특성의 하나라고 보았다. 미적 관조*에 있어서는 자아가 실생활의 모든 관심과 의욕을 초월하여 순수하게 대상으로 귀의하여 몰입한다는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와서 가이거Moritz Geiger는 칸트의 무관심성을 비판, ‘무관심성’과 ‘몰관심성(沒關心性, 관심조차 둘 필요가 없는 경우)’을 구별하여, 미적 향수*가 어떤 종류의 관심을 전제로 하여 성립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 립스Theodor Lipps의 감정이입미학*에서도 정관성의 적극적인 전개 과정이 인정되고 있어, 현대에도 정관성은 능동적인 방향에서 고찰되는 경향이 강하다.

미적 직관

미적 직관 美的直觀
aesthetic intuition(영) intuition esthétique(프) ästhetische Anschauung(독)

미학*상의 용어. 일반적으로 직관은 대상의 직접적인 관찰이나 인식의 작용을 의미하며 따라서 본래 직접 체험인 미의식*에 관해서는 그 중요한 본질적 계기를 이룬다. 일부 학설에서 미적 직관은 미의식의 지적, 객관적 측면에 있어서 직접적 작용을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미적 감정*에 대립된다. 그러나 미적 직관은 직관 일반의 구별에 따라 여러 단계 혹은 형식으로 나뉜다.
이는 크게(1)감각적 직관과(2)지적 직관으로 구분되며, 감각적 직관은 다시 ①지각에 의해 직접 외적 대상에 관계되는 경우(지각직관)와 ②상상에 의해 대상의 내적 감각상을 현전(現前)시키는 경우(상상직관)로 나뉜다. 이에 대하여 지적 직관은 일종의 직접적 인식에 의해 대상의 본질을 직관하고 이념적 내용을 파악하는 경우(본질직관)이다. 감각적 직관의 지각직관이 일반적으로 미적 향수*의 기본 구성요소인데 비해, 상상직관은 예술 창작의 주요 성분이다. 미적 직관은 특히 전자에 관하여 정관성을 특징으로 하며 후자에 관하여 창조성을 나타내지만 일반적으로 이 양쪽 성격의 종합 통일을 원래의 특질로 한다. 또 그것은 감성적 직관으로서 감각적 구상성을 갖는 동시에 지적 직관으로서 관조의 깊이를 갖추며 이 점에서 예술을 철학에 접근시킨다. 그러나 이들 직관의 계기들은 서로 분리하여 독립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합하여 합일된 전체를 이루어가고 또한 이것이 미적 감정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융합한다. 다만 미학에 있어서 직관의 의의와 위치에 관해서는 학설에 따라 차이가 있다. 심리주의적 입장에서 지벡Hermann Siebeck(1842~1920)은 미의식은 미적 직관을 가지고 단순한 감각, 지각이 포착할 수 없는 대상의 미적 전체 관계 즉 형식을 파악하는 정신적 활동이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슈미트-코바르지크Walther Schmidt-Kowarzik도 직관은 대상의 통일적 형태를 직접 인식할 수 있는 심적 능력이라고 한다.
두번째로 피들러Konrad Fiedler는 예술적 직관은 실재의 감성적 인식으로서 필연적으로 고유의 표현으로 향하여 발전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크로체Benedetto Croce(1866~1952)는 예술을 상상에 의한 직관적 인식활동이라고 하고 동시에 이 직관은 필연적으로 표현 속에서 자기를 객관화하는 정신적 창조라고 해서 그 창조성을 중시한다. 세번째로 형이상학적 미학에서는 셸링Friedrich.W.J.Schelling이 미적 직관을 의식과 무의식, 주관과 객관의 통일이라 하고 여기서 인식의 최고의 형식을 인정했고,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도 미적 직관에 의한 플라톤적 이데아의 순수인식을 논했지만 최근에는 베르그송Henri Bergson의 직각(直覺)주의의 맥을 이으면서 현상학의 입장에 있는 메카우어가 미적 직관은 대상의 본질적 핵심에 대하여 다수의 미적 이념을 가능케 하는 작용이라 하고 이것을 ‘노에마Noema’와 ‘노에시스Noesis’의 관계에서 파악했다. 또 최근 네오 토미스트인 마리탱Jacques Maritain은 주관과 객관의 신비적 통일을 직접적으로 인식하여 작품으로의 필연적 실현의 길을 여는 직관작용을 예술의 근본계기로 강조한다.

미적 체험

미적 체험 美的體驗
aesthetic experience(영) expérience esthétique(프) ästhetisches Erlebnis(독)

미학*상의 용어. 일반적으로 말해서 미의식*과 거의 같은 뜻이나, 철학적 미학에서는 미의식이라는 말이 심리학적 미학에서 말하는 미적 태도에 있어서의 의식과정과 혼동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적 체험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미적 체험이란 미적 가치체험과 마찬가지로 객관적 측면과 주관적 측면을 지니며, 본질적 계기(本質的契機)로서는 미적 직관*과 미적 감정*에서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미적 체험의 고찰은 이 두 측면에서 고찰되어야 하지만, 입장에 따라서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어떤 계기에로의 경사(傾斜)도 인정된다. 헤겔Wilhelm Friedrich Hegel, 셀링Friedrich.W.J.Schelling, 짐멜Georg Simmel, 피들러Konrad Fiedler 등은 객관적, 주지주의적(主知主義的) 미학의 입장을 취하고, 뒤보Jean-Baptiste Dubos, 홈Henry Home, 립스Theodor Lipps, 코헨Hermann Cohen, 오데브레히트Rudolf Odebrecht 등은 주관적, 주정적(主情的) 미학의 입장을 취한다. 어느 것에 의하든, 체험에 있어서는 인식적 계기나 실천적 계기가 배경으로 물러나고, 직감적, 정감적(情感的) 계기가 전면에 나타난다.

미적 판단

미적 판단 美的判斷
aesthetic judgement(영) jugement esthétique(프) ästhetisches Urteil(독)

미학*상의 용어, 미적 판단은 세 가지 용법으로 쓰인다. ①칸트Immanuel Kant의 이른바 취미판단, 즉 미적 대상*에 대한 주관적 원리로서의 판단. 칸트에 있어서는 취미판단과 그 결과인 미적 대상 및 미의식*의 관계는, 선험적으로 말하면 형식*과 내용*의 관계라고 고찰된다. 따라서 취미판단은 내용 생산의 선험적 형식원리라는 의미를 지닌다. ②대상에 표현된 의미에 관한 미적 판단. 그로스Karl Gross, 폴켈트Johannes Volkelt가 ‘이해판단(Nerstandnisurteil)’이라고 명명한 것으로서, 미적 대상의 내용에 대한 지적(知的) 이해 또는 식별을 말한다. 예를 들면, 미적 태도의 준비단계로 기술적, 양식적, 예술사적 지식을 가지고 대상의 의미를 이해하거나, 재인식하는 것은 미적 만족을 깊게 한다. ③미적 인상을 개념화하고자 하는, 그로스나 폴켈트가 ‘가치판단(Werturteil)’이라 명명한 판단. 즉 직관 이후에, 혹은 미적 태도의 과정 속에 나타난다. 대상 또는 미적 태도 자체의 가치에 관한 판단. 이것은 특히 취미판단과 혼동하기 쉬운 미적 판단으로서, 카인츠Friedrich Keinz 등은 이 판단이 사실상 취미판단을 전제로 하여 그 미적 감정*의 체험을 언어로 보다 명확히 하여 개념화한 일종의 논리적 판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미적 향수

미적 향수 美的享受
aesthetic enjoyment(영) jouissance esthétique(프) ästhetisches Geniessen(독)

미학*상의 용어. 예술 창작이 미의식*의 능동적 측면인데 비해 미적 향수는 미의식의 수동적 측면을 나타낸다. 이 능동과 수동의 차이는 지극히 상대적인 것으로, 이를테면 립스Theodor Lipps의 감정이입미학*에서는 미적 향수는 주관화(主觀化)의 측면에서만이 아닌, 가치 감정의 객관화의 측면에서도 고찰된다. 가이거Moritz Geiger는 미적 향수를 현상학적으로 분석, 본래의 미적 향수는 내방집중(內方集中)이 아닌, 외방집중(外方集中)이어야만 한다고 하여 대상의 관조향수(觀照享受)를 강조했다. 같은 현상학파의 미학 중에도 오데브레히트Rudolf Odebrecht와 같이 미적 가치체험의 창조적 계기를 중요시하는 입장에서는 수동적 측면으로서의 미적 향수는 고찰의 주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 미적 향수는 대상에의 무관심성*을 특색으로 하고 있으나, 가이거는 칸트Immanuel Kant의 무관심성의 개념을 비판, 미적 향수는 어떤 종류의 관심을 전제로 하여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미학에서 논할 때 미적 향수는 향수 혹은 향락의 일종으로서, 유희와 스포츠의 향락, 기호품의 향락, 성적 향락 등과 공통되는 성질을 갖는다. 그러나 미적 향수가 이러한 향수 일반의 특성들을 갖는다는 것과는 별도로 그것이 특히 ‘미적’이기 때문에 보다 특수한 해명이 가해져야 한다. 가이거가 강조한 바 대로 모든 미적 향수는 관조향수이다. 미적 관조*의 본질은 대상의 충실상을 수용하는데 있지만, 미적 향수는 대상의 충실상에 있어서의 직접적 향수가 아니라 대상의 충실상을 관조하는 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향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