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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위한 일정지분투자

미술을 위한 일정지분투자 the percent-for-art(영)

공공건물을 건축할 때 건설 예산액의 일정지분(대개 1%)을 예치해 미술품을 위해 사용하도록 하는 미국 정부에서 1960년대 말에 시작한 제도. 현재 미국의 50주 중 약 절반 정도의 여러 도시와 카운티(county)에서 시행중이다. 관(官)주도의 이런 미술진흥정책으로 말미암아 미술의 본질에 대한 의식의 변화가 1960년대 말에 일어나게 된다. 많은 예술가들이 작업실을 떠나 공공미술*이라 불리는 큰 건축적 규모를 요구하는 대지미술*과 그 밖의 다른 환경미술* 형태를 창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 ‘공공미술’ 참조

미술품 경매

미술품 경매 美術品競賣 auction(영)

화상*(畵商)이나 골동품점에서 상설로 판매되는 방식이 아니라 개인 소장품 등을 경매 회사를 통해 매매하는 것. 처음에는 재산상속 분할을 위해서 주로 이용되었던 미술품의 경매는 17~18세기 이래 서유럽에서 일반인의 수요와 작품을 연결하는 방법의 하나로 보급되었다. 특히 19세기 이후에는 특정 수집가의 매매, 화가 개인의 매매 혹은 미술상 상호 간의 작품 교환 수단으로 각종 경매가 성행하였고, 지금까지도 미술품의 유통과 가격 결정 등에 지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구미에서는 보통 공개적으로 경매회사가 주최하며 사회자의 경매 호성에 대해 내장자가 응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한 개인이 대량으로 파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다수의 경매 기탁자를 기다려 벌어진다. 기탁자가 요구하는 최저 가격을 붙여 목록이 작성되면, 일반 수요자에게 경매에 앞서 미리 품평을 시키는 것이 상례이다. 경매 당일 수요자(화상, 일반인)들이 모여 주최자를 중심으로 값의 경합을 벌이며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사람이 소유권을 획득하게 된다.
대표적인 경매회사로는 소더비Sotherby’s와 크리스티Christie’s가 있다. 소더비사는 1744년 최초로 런던에서 서적 경매를 시작하였지만, 미술품 경매를 먼저 시작한 것은 그보다 20년 후에 설립된 크리스티사이다. 전세계 미술품 경매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이 두 회사는 고가의 예술품에 대한 매매를 의뢰받아 자사의 감식능력과 신용을 바탕으로 구매자들에게 이를 판매하는 중개 역할을 한다. 경매회사는 매매 당사자 양측으로부터 중개 알선에 따른 봉사 수수료를 받는 대신 매매 차익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경매에 참여한 사람뿐만 아니라 낙찰자 개인에 대한 신분을 철저히 보장한다. 이러한 경매제도는 숨겨져 있던 예술품들이 드러나고 여러 사람이 소유에 대한 동등권을 가지게 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위작(僞作)과 모작(模作)을 가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미술품의 중요한 거래 방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미식 구조

미식 구조 楣式構造

건축용어. 입구 상부구조에서, 위로부터의 하중을 지탱하는 수평체 상인방과 관련시켰을 때 기둥과 보*에 의한 구조 형식을 일컫는다. 아치*, 궁륭*, 돔*을 사용하는 아치식 구조와 대조되는 개념이다. 이집트나 그리스 신전이 미식 구조의 전형이다.

미얀마 미술

미얀마 미술 Myanmar Art(영)

11세기경 미얀마족에 속하는 아노라타왕Anowratā(재위 1044~1077)이 미얀마를 통일해 파간왕조Pagān(1044~1287)를 세우기 전까지 미얀마에는 2개의 중요한 종족이 있었다. 남부에는 인도 문화의 영향을 받은 서(西)몬Mon족이 타통Thaton을 중심으로 거주하고 있었으며, 북부에는 중국 문헌에 등장하는 표국(驃國), 즉 퓨Pyu족의 나라가 있었다. 표국의 유적은 하린, 베으크타노, 프롬Prome에 전하고 있다(5, 6~9세기). 프롬을 중심으로 대승불교가, 타통 일대에는 소승불교가 성행했는데, 아노라타왕이 타통을 정복한 후에 미얀마에서 성행하고 있던 밀교나 민간신앙을 바탕으로 한 아리교 등을 엄격한 스리랑카계 소승불교로 통일시켰다.
11~13세기에 걸쳐 번영한 파간왕조는 조형 활동도 매우 활발했으며 특히 파간 지역은 불교의 중심지가 되어 파고다가 5,000기 이상 만들어졌다. 보통 파고다라고 하는 미얀마의 사탑(寺塔)은 고탑형(高塔形)으로서 불탑 형식인 제디(zedi)와 사당 형식의 두 종류로 나누어진다. 제디는 내부가 꽉찬 종(鐘)모양의 스투파*로서 스리랑카의 스투파 형태에서 비롯되었다. 여러 층의 기단을 겹쳐 쌓고 정상에는 스리랑카식의 원추형 상륜을 올려놓거나 가늘고 높은 티(hti, 미얀마어로 산개傘蓋라는 뜻)를 얹은 형식이다. 사당 형식은 두터운 벽의 탑신(塔身) 안에 불상*을 모신 감실을 갖추고 윗부분에는 시카라*나 제디에서 볼 수 있는 높은 탑을 올려 놓은 것으로서 12세기부터 등장한다. 유명한 파고다로는 11세기의 난파야Nanpaya, 슈베다곤Shwe Dagon, 아난다Ananda, 페틀레이크Petleik의 탑과, 12세기에 조영된 타트핀유, 슈그기탑, 13세기의 마하보디, 민갈라제디Mingalazedi, 티로민로 탑이 있다. 특히 아난다탑은 불교의 탑 형식과 힌두 사원*의 높은 탑을 혼합하여 미얀마식으로 재구성한 호화로운 탑이다. 타통이나 페구Pegu, 랑군Yangon에 남아 있는 탑은 모두 근세에 복원한 것이다. 18세기에 재건된 약 112m 높이의 〈슈베다곤탑〉(랑군 소재)은 황금으로 도장되어 있다.
조각품으로는 인도 굽타시대* 양식의 청동제 소불상(小佛像)과 금은제의 작은 상들이 있고, 공예품으로는 은제 사리 용기가 알려져 있다. 불전도*나 본생담*을 새긴 석판이나 테라코타*가 파고다에 장식되어 있었는데 모두 인도 팔라 시대의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준다. 파간시대에 속하는 불상은 석가상이나 과거사불(過去四佛)에 한정되어 있는데 투명하고 얇은 대의를 걸친 불상 형식은 역시 팔라 시대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아난다탑〉(1090경)의 감실에는 도금을 한 10m 이상의 목조 불상 4구가 모셔져 있으며 불전도나 본생담을 새긴 부조판도 여러 점 남아 있다. 미얀마의 불상은 열반상 및 항마촉지인과 시무외, 여원인을 한 형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본생담과 불전도를 주제로 한 벽화도 파간시대에 제작되었다.

미의식

미의식 美意識
aesthetic consciousness(영) äthetisches Bewuβtsein(독)

실재하는 것의 현상으로부터, 또는 예술 작품을 제작하거나 감상할 때에 일어나는 감정, 즉 미적인 것*을 수용하고 또 산출할 때 작용하는 의식. 인간의 예술적인 태도는 단순히 미적 감정*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이데올로기에 의한 감정도 있다. 따라서 이 감정에 관한 의식에도 이데올로기적인 면이 있는데, 여기에 미적 감정이 수반되어 미적인 것을 수용, 예술 제작이나 감상이 가능하다. 이 감정은 인간의 역사적 발전 속에서 생겨나는데, 실재하는 것과 예술 창작 양쪽으로 발전되어 나간다. 거기에는 감지 방식이나 미적 성질에 따라서, 미적인 것이라든가 숭고*한 것, 비극적인 것이라든가 희극적인 것 등이 있다. 예술 작품 속에 형상화되어 표현되는 것에 대한 미의식은 감성에 의한 수용적 측면에서만 이해된 것이 아니라 이성에 의한 능동적인 측면에서도 이해되어야 한다.
심리학적 입장에서 미의식은 미적 태도에 있어서의 의식 과정을 가리키며, 철학적 관점에서는 미적 가치에 관한 직접적 체험을 의미한다. 미의식에는 그 활동 형식으로 보아 미적 향수*와 예술 창작의 두 측면이 있다. 심리적 과정에서 보면 양자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서 구별되며, 각각 미의식의 수동적, 수용적 측면과 능동적, 생산적 측면을 의미하고 서로 대립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과거 대부분의 미학* 이론에서는 미의식을 설명할 때 미적 관조*, 향수의 문제를 그 중심에 두었으며, 예술 창작을 말할 때에는 이것을 부차적이며 별개의 것으로 고찰하고 때로는 아주 제외시켜버렸다.
그 원인으로서는 향수는 자연미에 공통되지만 창작은 예술의 경우에 제한되며, 따라서 향수는 공중(公衆)의 체험으로써 비교적 넓은 범위에 걸쳐 경험되는 성질의 것인데 비해, 창작은 본래 예술가들이 체험함으로써 한층 전문적이고 특수한 경험이라는 것, 또한 창작은 기교의 규칙에 따라 습득되어야 할 영역을 넘어서 천재의 발동에 기대하는 바가 있는 것으로, 비합리적 성질을 띠는 동시에 보통은 미학연구자에게 직접 체험될 수 없으므로 실제로 그 학문적 고찰이 곤란하고, 더욱이 창작은 그 자체가 종종 순수한 미의식의 범주를 벗어나는 비(非)미적 계기를 내포하고 육체적 활동도 불가결하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향수의 의식이라 하더라도, 미적 가치가 있는 객체를 자기의 상관자(Korrelat)로서 성립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거기에는 이미 어떤 형태의 생산적 계기가 포함되어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또 반대로 창작 활동의 실제에서 보아도 그 과정 속에는 향수의 계기가 거의 불가결하게 개입해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창작의 종말점에 있어서 그것이 그대로 작품의 향수로 전화 혹은 접속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향수와 창작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인정하고, 양자가 적으나마 본질적 부분에서 통일적으로 파악될 것을 요구하는 것도 결코 부당하지는 않다. 게다가 미학의 대상이 주로 예술미이며 예술미의 본질이 창조성에 있다고 한다면, 예술 창작의 문제가 미적 향수의 문제와 대등한 자격으로 다루어지거나 오히려 이에 대하여 우선권을 갖는다고 봐야 할 이유도 충분히 있는 것이다. 이처럼 심리학적 의미의 미의식은 미적 태도에 있어서의 의식이다.
미의식을 구성하는 심적 요소로는 감각, 표상, 연합, 상상, 사고, 의지, 감정 등을 들 수 있다. 요컨대 미의식은 이러한 요소들의 복합체이다. 미의식 가운데 심적 요소는 강도의 차이를 제외하고는 일상적 경험 가운데서도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다. 미의식은 또한 실천적 태도로부터 구별되는 측면이 있다. 칸트Immanuel Kant의 소위 무관심성*은 이러한 관계에서의 미의 특징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미적 만족은 대상의 현실적 존재와는 전혀 무관한 정관적(kontemplativ)인 태도에서 성립되는 것이다. 그러나 미의식은 정관적이면서 동시에 창조적이며, 예술이 유희와 다른 이유도 예술은 항상 새로운 작품을 창조한다는 점에 있다. 미의식은 그 창조성과 관련하여 또한 인격성의 체험에 있는 ‘깊이’를 특성으로 한다. 표면적으로는 관조자에게 단지 불쾌를 유발하게 하는 데 지나지 않는 대상도 그 미적 깊이에 있어서 소차적인 쾌감을 체험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이상에서 기술한 미의식의 특성들은 미학상 주로 예술미에 대하여 고찰되고 있지만 원리적으로는 자연미의 경우에 있어서도 타당하다.

미적 감각

미적 감각 美的感覺
aesthetic sense, sensibility(영)

미학*상의 용어. 미적 대상*에 반응하는 감각 기관의 기능. 시각, 청각 등 고급 감각이 수위를 차지하나 종종 미각, 후각, 유기 감각, 운동 감각 등의 하급 감각도 함께 작용한다. 이러한 감각은 감정, 의지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이들 여러 기관의 협동에 의해 대상을 전체성과 직관성을 가지고 파악하는 것이 미적 감각의 성립 조건이다. 이와 같은 감각만이 개념에 의거하지 않고 보편성과 필연성을 지닌 미적 판단*의 기초가 될 수 있다. 미적 감각은 미의식*의 수용적 측면, 미적 판단은 능동적 측면인데 실제로 양자는 불가분의 관련을 가지고 나타난다.

미적 감정

미적 감정 美的感情
aesthetic feeling(영) sentiment esthétique(프)

미학*상의 용어. 예술 체험에 수반되는 감정으로, 작품의 내용, 형식 또는 대상, 인격 등이 받아들이는 자의 내부에서 환기되는 갖가지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상티망(sentiment)’이라고 하는 것은 이 상태의 감정을 가리킨다. 미의식*에 있어서의 감정을 말하는 용어로서, 심리학적 미학에서는 감각, 지각, 표상, 연상, 의지 등과 함께 미적 태도에서 의식의 한 요소를 이루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철학적 미학에서는 미적 가치체험 자체의 중심적 작용이 되며 혹은 미적 직관*에 대립하여 미적 체험*의 근본적 구조 계기를 이루게 된다. 직관이 대상을 일정한 거리에서 관조하는 작용인 데 비하여, 감정은 자아가 내면으로부터 촉발되는 마음의 운동이다. 더구나 미의식에 있어서는 이 지적 객관적 작용과 정적(情的) 주관적 작용과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를 갖고 긴밀하게 융합하며 혼연일체의 전체를 형성한다. 미적 감정이 비(非)미적 감정에 대립되는 특색으로서 미의식은 정관적이면서 창조적이며, 통일, 질서를 갖지 않으면서 자유로운 능동성을 갖는데 비해, 고요하고 명랑한 동시에 강렬, 왕성한 것, 게다가 이 강함이 내면화되어 ‘깊이’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또 미적 감정은 종종 불쾌의 요소를 가지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쾌감이 주조를 이룬다.
미적 감정은 여러 각도에서 약간의 요소로 나뉜다. 우선 미적 대상*의 소재, 형식*, 내용*에 각각 대응하는 감관감정(Sinnesgefühl), 형식감정(Formgefühl), 내용감정(Inhaltgefühl) 등으로 구별되며, 내용감정은 또한 감정이입에 의해 대상에 속하는 것으로서 체험되는 ‘대상적 감정(gegenständliches Gefühl)’과 대상에 대한 주관의 반응에 의해 생기는 ‘인격적 감정(persönliches Gefühl)’으로 나누어진다. 후자는 또 작중의 인물에 대한 동정이나 반감 같은 직접적 반작용으로서의 ‘관여감정’과, 주관이 때로는 양양되고 동요되며, 때로는 억압되는 경우의 ‘상태감정’으로 나뉜다. 그러나 이들 여러 가지 미적 감정은 일정한 기본 정조를 가지고 진동하는 총체 감정으로서의 기분 속에 용해되어 이것에 의해 각각의 특색을 이룬다.

미적 관조

미적 관조 美的觀照
ästhetisches Betachten(독)

라틴어의 ‘관찰하다’라는 뜻에서 유래한 미학*상의 용어. 미의식*의 한 측면으로 대상을 논리에 의하지 않고 직접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정신 작용 및 그 작용의 결과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예술 창작이 미의식의 능동적 측면인데 반하여, 미적 관조는 미적 향수*와 마찬가지로 미의식의 수동적 측면이다. 미적 관조와 미적 향수와의 차이는 전자가 대상의 직접적 수용활동인데 대해서, 후자는 전자의 작용을 전제로 하여 행해지는 간접적 수용이라는 점에 있다.
미적 관조는 자아와 대상과의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전제로 하여 성립되며, 더욱이 그것은 대상에 대한 무관심성*을 전제로 하는 점에 있어서 인식론적 활동이나 실천적 활동과 구별된다. 이 무관심성을 강조하는 경우에는 미적 관조를 오히려 미적 정관*으로 보는 경우도 많으나, 해석의 능동성을 강조한 사고방식도 있다. 관조는 본질상 자아와 대상 사이에 거리를 두는 데서 성립한다. 그것은 자아가 이러한 태도를 가지고 대상을 수용하는 작용이며, 이 수용성으로부터 향수와 밀접하게 결합한다.
모든 미적 향수는 ‘관조에 있어서의 향수’이다. 그런데 미의식에 있어서의 관조는 소위 무관심성을 특징으로 한다. 따라서 미적 관조는 미적 정관과 거의 동일하다. 일반적인 용례에 따르면, 관조의 대상은 본래 가시적인 것이지만 미의식에 있어서는 관조의 대상을 이렇게 좁게 제한시킬 필요가 없다. 대상이 어떠한 것이든 그 충실상을 수용하는 것이 미적 관조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음악과 같은 가청적 대상이 미적으로 관조될 수 있음은 물론, 음악에 의해 유발되는 기분 등도 직접 체험함으로써 충실하게 생동하고 있는 한, 그들을 향해 의식이 집중하는 곳에는 일종의 미적 관조가 성립될 수 있다. 그것은 감각적 직관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도 넓은 의미의 직관성을 가지는 것으로서 관조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다만 관조의 개념이 조형예술에 보다 많이 적용되고 있는 것은 그 본래의 어의로 보아 당연한 것이다. 더구나 관조라는 말은 감상과 혼동되기 쉬우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감상도 관조나 향수와 마찬가지로 수용적 미의식을 가리키지만, 이는 주로 예술의 경우에 적용되며 특히 대상에 대해 적극적인 가치 인식의 의미를 포함하는 것이므로 엄밀한 미학의 용어로서는 그다지 사용되지 않는다.
칸트Immanuel Kant와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이래로 근대 미학에서는 관조를 예술작품이나 미적 현상들에 대한 고유한 미적 지각으로 간주한다. 관조에서는 사물의 장소, 시간, 이유, 목적에 대한 일상적인 관찰이 차례로 중지되면서 사물의 순수한 본질이 직접 파악되는데, 따라서 정신은 스스로를 망각한 채 직관 속으로 침몰하여 목적도 고통도 시간도 없는 순수한 인식 주체가 된다는 것이 쇼펜하우어의 관조에 대한 고전적인 정식화이다. 한편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는 관조의 보편타당성에 대한 요청을 아폴론적 예술의 세계로 환원시켜 미적 관조의 순수한 감수성을 ‘여성적 미학’이라고 비판하였다.

미적 대상

미적 대상 美的對象
aesthetic object(영) ästhetischer Gegenstand(독)

미학*상의 용어. 미적 대상은 단지 그 자체로 성립되는 것이 아니고 미의식*을 상관자(相關者)로 해서 성립된다. 미적 대상론은 입장에 따라서 여러 가지 설(說)로 나누어지는데, 미학사적으로 보면 근대에는 미적 대상을 형식의 측면에서 고찰하는 형식 미학과 내용의 측면에서 고찰하는 내용 미학으로 대별된다. 전자는 피들러Konrad Fiedler, 헤르바르트Johann Friedrich Herbart, 침머만Robert von Zimmermann, 차이징Adolf Zeising 등으로 대표되며, 후자는 헤겔G.W.F.Hegel, 셸링Friedrich W. J. Schelling, 짐멜Georg Simmel, 립스Theodor Lipps 등으로 대표된다.
현대에는 미적 대상, 특히 예술작품은 존재 양식, 작품 구조의 측면에서 현상학적으로 또는 존재론적으로 고찰되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하르트만Nicolai Hartmann은 예술 작품의 구조를 층구조(層構造)로 파악하여 예술작품을 그 존재의 양태로 본다면, ‘실재적인 전경(前景)’과 ‘비실재적인 후경(後景)’의 2층으로 형성되고, 또 후경층에 대해서는 다층구조를 갖고 있다고 했다. 한편 수리오Etienne Souriau는 예술 작품을 그 존재 양태에서 보면, ‘물질적’ ‘현상적’ ‘사물적’ ‘초월적’의 4가지로 이루어진다고 보고, 각 층간의 상호 조응관계(相互照應關係)를 고찰했다. 이 밖에도 예술작품 일반의 구조 분석론은 뒤프렌느Mikel Dufrenne,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카인츠Friedrich Keinz 등에 의해 시도되고 있으며, 동시에 각개 예술의 작품 구조 분석론도, 이를테면 문예 작품에 대해서는 잉가르덴Roman Ingarden, 미술 작품에 관해서는 파노프스키Erwin Panofsky(1892~1968) 등에 의해 시도되었다.
미적 대상은 예술 작품(Kunstwerk)과 미적 자연대상(der ästhetische Naturgegenstand)으로 대별하여 고찰할 수 있다. 가령 체험내용으로서의 예술미와 자연미 사이에 일반적으로 생각되고 있는 것과 같은 본질적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양자 모두 미로서 결국은 동일한 본질에 귀착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상의 측면으로부터 고찰한다면 한편으로는 인간의 손에 의해서 만들어진 정신의 소산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에게 부여된 정신에 대한 소여(所與)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각은 독자적인 성질을 갖는다. 예술 작품은 인간 정신의 소산이라고는 하지만, ‘아름다운 것을 목적으로 하여’ 형성된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예술 작품이 다른 여러 대상과는 다른 독자적인 성질을 갖는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그것에 비해 미적 자연대상은 인간에 의한 형성물이 아니다. 물론 미의식과의 상관관계에서 성립하는 것인 이상, 그것이 정신적 창조과정의 결과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으며, 바로 이 점에서 미적 자연대상은 예술작품과 동일한 위치에 서있다. 그러나 예술의 경우, 창조활동은 단순히 내면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재료에 의한 대상형성으로까지 발전하는 것이지만, 자연미의 경우에는 창조활동과 같은 외화(外化) 및 객관화는 행해지지 않는다. 따라서 자연미의 외적 및 객관적 측면에 있어서의 특질 파악은 예술미의 경우에 비해 매우 곤란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자연미를 주관적 측면에서만 고찰하려고 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은, 미적 현상의 특질에 비추어 보더라도 너무나도 명백하다. 이와 같이 고찰해가면, 미적 자연대상의 분석은 비교적 분석이 용이하다고 생각되는 예술 작품의 구조를 참고로 하는 한편, 미적 자연대상에 대한 주체의 체험의 구조를 실마리로 하여 행해져야 할 것이다.

미적 범주

미적 범주 美的範疇
ästhetisches Kategorie(독)

미학*상의 용어. 미*의 다양한 양태를 일정한 기본적 유형으로 분류하는 것. 가장 기본적인 미적 범주로서는 우미*(優美)와 숭고*라는 대립되는 개념이 제시될 수 있다. 이른바 미와 미적 제범주(諸範疇)가 범주론으로서 미학적으로 탐구된 것은 근대에 이르러서부터였다. 우선 영국의 버크Edmund Burke(1729~1797)에 의해 숭고와 미에 대한 고찰이 시도되어 홈Henry Home으로 이어지고, 독일에서는 멘델스존Moses Mendelssohn, 칸트Immanuel Kant, 쉴러Friedrich von Schiller등에 의해 미와 숭고에 대한 고찰이 시도되었으며, 다시 독일 낭만주의*, 독일 관념론의 미학, 심리학적 미학, 감정이입 미학*에서는 미, 우미, 숭고, 골계(滑稽), 유머, 비장(悲壯), 추* 등이 미적 범주의 문제로서 고찰되어 왔다. 각 시대나 민족적 차이에 따라서 어떤 경우에는 우미가, 또는 숭고가 각기 이상적인 미로서 대표되는 등 미의식* 내지는 예술의 입장에서 역사적인 가치 기준도 차이가 난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숭고가 우미에 비해 정신의 높은 단계에서 성립한다고 하는 미학설도 있을 수 있겠지만, 범주론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미적 범주 사이에서 미적 가치의 고저(高低)는 생각할 수 없다. 미적 범주는 또한 미적 양태(Modification) 혹은 기본미(Kardinalschönheit)라고도 불려진다. 미적 범주는 사유 혹은 존재의 근본 형식을 의미하는 철학상의 범주 개념을 미학에 적용한 것이기 때문에 각자의 사상 계통에 따라서 그 이론 정립도 매우 다르다. 미적 범주로서 음악적, 회화적, 시적인 것을 열거하는 설이나, 모든 유형 분류를 거부하는 설과 같은 극단적인 이설은 별도로 하더라도, 미의 종류로서 상위개념으로부터의 논리적 연역에 의해서 얻어지는 추상 개념의 체계를 찾거나 경험적 사실의 다원적 분류에 의하는 것 등 다양할 뿐만 아니라 범주의 설정 방법이나 분류 규준의 차이에 따라서 기본적 범주로 열거되는 미의 종류도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