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미술
시리즈 미술 serial art(영)
미국에서 1968년에 열린 두 전시회, <시리즈 미술Art In Series>과 <연속적 이미지Serial Imagery>와 관련되어 나온 용어. 반복되는 성격이나 조를 이루고 있으며, 구조적 연속성을 지니는 원리에 따라 표현된 미술을 말한다. 이와 비교하여 ‘연속적 이미지’는 회화*나 조각*에 있어서 약간 변화된 정도의 같은 이미지가 계속 반복되는 것을 말하나 완전히 구분되어 쓰이지는 않는다. 전통적으로 미술에서는 완전하게 이루어진 단 하나의 독창적인 작품에 절대적 가치를 부여하였으나, 1880년 모네Claude Monet(1840~1926)가 <건초더미> 연작을 발표하고, 머이브리지Eadweard Muybridge(1830~1904)가 동물과 인간의 움직임을 연속사진으로 출판한 이래, 연작이 일반화되면서 예술작품에 대한 위와 같은 관념이 점차 무너지게 되었다.
그러나 일정한 주제를 반복하여 시간에 따라 단순히 연작으로 제작되는 것이 아니라, 연속성 자체가 중요한 속성이 됨으로써 보다 협의의 시리즈 미술이 된 것은 1950~1960년대의 미술을 통해서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술작품의 독창성과 고유성의 신화에 대한 반성과 동시에 현대문명의 상징인 대량생산에 대한 미술가들의 반응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워홀Andy Warhol(1928~1987)은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취급하여 실크스크린*을 통해 코카콜라 상표나 캠벨수프 깡통 같은 하나의 이미지를 캔버스에 기계적으로 찍었다. 각각의 이미지들은 동일하게 보이면서도 프린팅 과정에서의 실수나 가해진 붓질을 통해 미묘한 차이를 드러낸다. 한편 미니멀 아트*의 작가들은 최소의 조형수단으로서 하나의 단위를 반복하여 전체를 구성하는 작업을 했다. 공업생산물의 제작방식으로 만들어진 기본 단위가 미적 가치에 따라 배치되는 대신, 단순하게 반복적으로 놓여짐으로써 재료의 물질성이 강조되고 대상성*(objecthood)이 극대화되었다. 이들은 작가의 내적 표현이 극에 달한 미술에 대한 비판과 그 대안으로서 작품을 하나의 사물로 제시한 것이며, 기본 구조의 반복은 그 대표적인 방식이었다. 시리즈 미술에서 시리즈 작업은 그 자체로 작품의 본질이 되며, 반복되는 형상은 하나의 도상으로서 일종의 기호적 성격을 획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