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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 스크린

실크 스크린 silk screen(영)

공판(孔版)에 의한 판화로 세리그래프(serigraph)라고도 한다. 원리는 등사판과 같으나 등사판이 종이를 이용하는 것에 비해, 실크나 그 밖의 섬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명칭이 붙었다. 인쇄기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천을 나무나 금속으로 된 틀에 넣어 고정시킨 다음 인쇄되지 않는 부분에 종이나 아교 또는 아라비아 고무액을 입혀 잉크가 통과하지 못하도록 한다. 그 다음 잉크를 부어 롤러나 스퀴지(고무로 만든 기구)로 누르면서 밀면 액이 묻지 않은 부분의 올 사이로 잉크가 통과되면서 인쇄가 된다.
다른 판식에 비해 잉크가 많이 묻기 때문에 색상이 강하고 선명한 것이 특징이며, 단순명쾌하고 강렬한 시각적 효과 때문에 일찍부터 포스터* 등 상업미술에 많이 이용되어 왔다. 실크 스크린은 다른 판법, 즉 목판화*, 동판화*, 석판화* 등이 모두 판재에 판을 만든 다음 전사(轉寫)에 의해 인쇄가 되는 것에 반해, 잉크가 스크린의 망점을 통과하여 인쇄되는 유일날염법(唯一捺染法)의 공정을 취하고 있으므로 다른 방식에 비하여 인쇄의 대상이 넓고 인쇄시 압력이 작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따라서 실크 스크린은 종이나 천은 물론 플라스틱, 목재, 금속판, 돌, 도자기, 유리 등 어떤 종류의 물건에도 인쇄가 가능하며, 특수 기계장치를 이용하면 곡면인쇄도 가능하다. 이런 장점 때문에 1960년대 이후 많은 작가들이 이를 활용하고 있으며 특히 팝 아트*의 경우에는 보편적인 표현기법이다. 현재는 화학섬유를 사용하는 일이 많으므로 실크 스크린이라는 말 대신 ‘스크린 프린트’라는 용어를 쓰기도 한다. 또 근래에는 천에 감광액을 발라 사진제판을 하는 방법도 개발되어 많이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