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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기

십이기 十二忌

산수화*를 그릴 때 주의해야 할 열두 가지 결함. 원대(元代)의 요자연饒自然(샤오 쯔르안)의 《회종12기繪宗十二忌》에 설명되어 있다. 이 책에서 요자연은 산수화 기법에서 반드시 피해야 될 12가지를 제시하였는데 다음과 같다. ①포치박색(布置迫塞);구성에 여유가 없고 답답하게 막힌 것. ②원근불분(遠近不分);원근이 나누어지지 않은 것. ③산무기맥(山無氣脈);산에 기맥이 없는 것. ④수무원류(水無源流);물에 수원과 흐름이 없는 것. ⑤경무이험(境無夷險);경치가 평평하고 험한 변화가 없는 것. ⑥노무출입(路無出入);길에 나오고 들어가는 곳이 없는 곳. ⑦석지일면(石止一面);돌이 단지 한 쪽 면만 있는 것. ⑧수소사지(樹小四枝);나무에 사방으로 뻗은 가지가 적은 것. ⑨인물구루(人物傴僂);인물이 구부러져 곱사등이처럼 된 것. ⑩누각착잡(樓閣錯雜);누각이 뒤섞여 질서가 없는 것. ⑪옹담실의(滃淡失宜);농담의 적절함을 잃은 것. ⑫점염무법(點染無法);태점(苔點)과 채색에 법(法)이 없는 것. 이 12가지는 회화 창작시 주의해야 할 화면의 구성, 나무나 돌, 인물, 누각 등의 처리 및 채색, 준법과 태점, 농담 등의 기법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넓게 보면 회화 비평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요체이기도 하여 주목된다.

십이지신

십이지신 十二支神

땅을 지키는 열두신장으로 ‘십이신장(十二神將)’ 혹은 ‘십이신왕(十二神王)’이라고도 한다. 십이지(十二支)는 자(子), 축,(丑), 인,(寅), 묘(卯) , 진(辰), 사(巳) ,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로, 방위와 관련된 시간신이다.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등의 12마리의 동물들로 상징된다. 십이지에 대한 관념은 이집트*, 그리스*, 중앙아시아*, 인도, *중국, 한국, 일본 등에 널리 퍼져 있으나 동물로 형상화한 것은 한대(漢代) 이후이다.
중국 당대(唐代)의 문헌에는 시간의 신으로 되어 있으나, 당 중기 이후에 도교(道敎)의 방위 신앙과 관련되어 능묘를 지키는 수호신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중국 서안시 동교 곽가탄의 〈사사례(史思禮)묘 출토 십이지생초상〉(744)과 〈서안 함조저 장만 출토 십이지생초상〉(744)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한국에서 십이지신앙은 삼국통일 이전에 호국적인 성격을 지녔으나, 당대의 영향을 받아 8세기 중엽경인 통일신라시대*에는 단순한 방위신으로 변모되었다. 통일신라시대 십이지신상은 동물의 형상을 한 무인상으로 표현되나 고려시대에는 변화가 일어 머리에 동물의 관을 쓰고 사람의 몸을 한 형태로 표현되었다.
십이지의 조형은 고분벽화, 석탑*, 석관, 부도* 등 사용범위가 넓으며, 능묘의 호석에도 구릉형(丘陵形)의 무덤 밑부분을 원형으로 돌리고 십이지신상을 안치하였다. 이는 능의 수호신적 기능을 각 방위신이 담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예로는 〈전김유신묘傳金庾信墓〉 〈전진덕여왕릉傳眞德女王陵〉 등이 있다. 조선시대에도 능묘조각은 물론이고 불화*로서 십이지도무신장상(十二支跳舞神將像)이 유행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