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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잠도

여사잠도 女史箴圖

중국 동진東晋의 화가 고개지顧愷之(꾸 카이즈, 344~406)가 그렸다는 인물화*. 서진西晋의 장화張華(즈앙 화, 232~300)가 지은 《여사잠》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여사잠》은 혜제惠帝의 황후 가씨(賈氏)의 방종을 걱정한 장화가 여사(후궁에서 황후의 범절을 맡는 여자. 양가 집안의 부녀로서 글과 교양을 갖추었던 여인이 뽑혔다)의 직책을 훈계하고, 황후 일족을 풍자할 의도로 지었다고 한다.
<여사잠도>는 황실 규방 여인들의 품행 문제를 다룬 일종의 권계화(勸戒畵)이다. 이 그림에서 고개지가 사용했던 선(線)의 기법을 춘잠토사식(春蠶吐絲式) 또는 유사묘법(遊絲描法)이라 한다. 이는 필선이 명주실처럼 가늘고 섬세하면서도 생동감이 있어 붙여진 명칭이다. 농담(濃淡)의 색채를 희미한 점철로 처리하는 등 특이한 도칠(塗漆) 방법을 구사하고 있다. 고개지의 <여사잠도>(런던 대영박물관)가 가장 유명하고, 그 밖에 이보다 후대에 제작된 모사본(북경 고궁박물원)이 있다. 모두가 육조(六朝)시대의 화풍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