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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 六氣
중국 화론(畵論)의 용어. 청대(淸代)의 추일계鄒一桂(처우 이지에, 1686~1772)가 《소산화보小山畵譜》에서 주장하였다. 추일계의 자(字)는 원포(元褒, 原褒)이고 호(號)는 소산(小山)이다. 화훼와 산수 초상을 겸하여 그렸는데, 특히 화훼를 잘 그렸고 화훼 이론서인 《소산화보》를 저술하였다. 그는 《소산화보》에서 “그림에선 육기(六氣)를 피해야 한다. 첫째는 속기(俗氣)로 시골여자의 화장 같은 것이고, 둘째는 장기(匠氣)로 교묘하긴 하지만 신운(神韻)이 없는 것이고, 셋째는 화기(火氣)로 붓자루가 있긴 하지만 붓끝이 너무 노출된 것이고, 넷째는 초기(草氣)로 너무 조잡하여 문기(文氣)있고 아취있는 기색이 없는 것이고, 다섯째는 규각기(閨閣氣)인데 묘사한 선들이 너무 부드럽고 약해서 골력(骨力)이 전혀 없는 것이고, 여섯째는 축흑기(蹴黑氣)로 멋모르고 함부로 창작하는 것이니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육법 六法
중국 남북조(南北朝)시대 남제南齊의 사혁謝赫(시에 허)이 지은 《고화품록*古畵品錄》의 서문에 나오는 회화*의 제작 감상에 필요한 여섯 가지 요체. 첫번째 요체인 ‘기운생동(氣韻生動)’은 대상이 갖고 있는 생명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것, 두번째인 ‘골법용필(骨法用筆)’은 형상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 필치와 선조(線條)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 세번째인 ‘응물상형(應物象形)’은 대상의 실제모양을 충실하게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 네번째인 ‘수류부채(隨類賦彩)’는 사물의 종류에 따라 정확하고 필요한 색을 칠하는 것, 다섯번째인 ‘경영위치(經營位置)’는 제재의 취사선택과 화면의 구도와 위치 설정을 잘 하는 것, 여섯번째인 ‘전이모사(傳移模寫)’는 옛그림의 모사를 통해 우수한 전통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을 뜻한다. ‘기운생동’은 중국회화에 있어서의 미학원칙이라 할 수 있고, ‘골법용필’은 조형기교이며 ‘응물상형’ ‘수류부채’ ‘경영위치’는 표현기교로 이해된다. 이 가운데서 특히 첫번째인 ‘기운생동’은 중국 회화창작에 있어서 가장 많이 요구되어졌다. 처음에 기운은 대상 본위의 외면적 기운관(氣韻觀)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나 당唐 중기(8세기 후반) 이후 사의*(寫意) 혹은 심인(心印)이라는 내면적 표현의 존중으로 변화하여 북송北宋 문인화론의 기초가 되었다.
육요 六要
중국 회화에서 창작에 요구되는 여섯 가지의 사항을 일컫는 용어. 두 가지 설이 있다. ①오대(五代) 양梁나라 형호荊浩(싱 하오)의 《필법기*筆法記》에서 말한 기(氣), 운(韻), 사(思), 경(景), 필(筆), 묵(墨)의 여섯 가지를 이르는 것으로 다음과 같다. 기는 ‘마음에 따라 붓을 움직임으로써 물상을 묘사함에 있어 미혹됨이 없는 것(心隨筆運取象不感)’이고, 운은 ‘필적을 숨기고 형상을 이루어냄으로써 법식을 갖추어 속되지 않는 것(隱迹立形 備儀不俗)’이다. 사는 ‘큰 요점만 남기고 잔생각들을 잘라냄으로써 상상을 응집하여 사물을 형상화시키는 것(刪拔大要 凝想形物)’이며, 경은 ‘때에 의거하여 제도에 맞추면서도 오묘한 것을 모아 진을 창조하는 것(制度時因 搜妙創眞)’이다. 필이란 ‘비록 법칙에 의거하긴 하지만 운용하면서 적당히 변통하는 것(雖依法則 運轉變通)’이고, 묵은 ‘색채의 밝기를 조절하여 사물의 깊고 얕음을 결정하는데 문채가 자연스러워서 마치 붓을 대지 않은 것처럼 하는 것(高低暈淡 品物淺深 文彩自然 似非因筆)’이다. ②북송北宋의 유도순劉道醇(리우 따우쉰)이 《성조명화평聖朝名畵評》에서 그림을 이해하는 비결은 육요를 알고 육장(六長)을 탐구하는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운겸력(氣韻兼力), 격제구로(格制俱老), 변이합리(變異合理), 채회유택(彩繪有澤), 거래자연(去來自然), 사학사단(師學舍短)의 여섯 가지를 육요로 내세웠다.
육원 六遠
산수화*의 이론. 산의 높이를 표현하기 위해 산 아래에서 꼭대기를 쳐다본 고원(高遠), 깊이를 표현하기 위해 산의 전면에서 후면을 넘겨다본 심원(深遠), 거리를 표현하기 위해 가까운 산으로부터 먼산을 바라본 평원(平遠)의 삼원*에 활원(闊遠), 미원(迷遠), 유원(幽遠)을 더한 것. 북송北宋의 한졸韓拙(한 주어)이 저서 《산수순전집山水純全集》에서 제창하였다. 한졸에 따르면, 활원은 가까운 언덕에서부터 넓어진 산수를 바라본 것이고, 미원은 노을이나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서 들판이나 강을 사이에 둔 경관이 분명하게 보이지 않는 것을 말하며, 유원은 경관 전체가 약간 어렴풋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곽희郭熙(구어 시)의 삼원은 산수화의 기본적인 구성원리를 시점(視點)을 통하여 설명한 것이지만, 한졸이 덧붙인 삼원은 산수 경관의 인상을 설명한 것이다. 그러므로 육원은 삼원을 정밀화, 혹은 확장한 것이라고 그 개념을 규정할 수는 없다.
육채 六彩
중국회화의 기법. 청대(淸代)의 당대唐垈(탕 따이)는 《회사발미繪事發微》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먹의 색깔 가운데는 육채의 구분이 있다. 무엇을 육채라 하는가? 흑(黑), 백(白), 건(乾), 습(濕), 농(濃), 담(淡)이 그것이다. 여섯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산의 기운이 불완전하게 되는 것이다…흑백의 구분이 없으면 음양(陰陽)과 명암*이 없어지고, 건습이 구비되지 않으면 창취수윤(蒼翠秀潤)의 구분이 없어지며, 농담이 구별되지 않으면 요철(凹凸)과 원근(遠近)의 구분이 없어진다. 무릇 산, 바위, 나무 등을 그릴 때는 이 여섯 가지가 하나라도 빠져서는 안된다”고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