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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화

정물화 靜物畵 still life(영)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생명이 없는 물건, 즉 화초, 과일, 죽은 동물과 새, 악기, 식기, 책 등을 그린 회화*. 용어 자체는 네덜란드어에서 유래했으며 17세기 중반까지는 사용되지 않았던 것으로서, 움직임이 없는 자연의 모습을 의미한다.
정물은 고대 로마의 모자이크*나 폼페이의 벽화*에서도 발견되었으며, 인간에 대한 관심에만 치중했던 중세에는 상대적으로 정물화가 거의 발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동시대 동양의 화가들은 식물과 곤충, 새들의 삶에 대한 다감한 이해를 그림을 통해 보여주었다. 서양에서는 14세기말경에 약간 시도되었으며 16세기에는 죽은 새와 물고기가 단독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이후 정물이 독립된 화제(畵題)로 확립된 시기는 17세기로서 네덜란드, 프랑스, 스페인에서 세밀묘사의 대상이 되면서부터이다. 정물화는 특히 네덜란드에서 성행하였는데, 루벤스Pieter Paul Rubens(1577~1640), 브뤼겔Pieter Bruegel(c.1525~1569), 렘브란트Rembrandt(1606~1669) 등이 대표적이다. 독립된 명칭으로 불리게 된 것은 18세기 네덜란드의 학자 호우브라켄Arnold Houbraken에 의해서였다.
동시대 화가인 샤르댕Jean Baptiste Chardin(1699~1779)에 와서 고유한 성격을 지닌 예술의 하나로 격상되었고, 19세기에 이르러 가장 일반적인 회화의 제재(題材)가 되었다. 또한 생활의 기록인 정물화는 그림을 시각적인 일화나 어떤 외부 자연물의 재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와 외관의 창조로 보는 20세기의 새로운 미학과 더불어 20세기 예술사조에서 특징적인 장르*의 하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