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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색조각

채색조각 彩色彫刻
polychrome sculpture(영)

다색 조각(多色彫刻). 20세기, 특히 1950년대 이후 부쩍 많이 나타나기 시작한 경향으로, 색채가 있는 재료를 써서 만든 조각이나 채색을 한 조각을 말한다. 이런 채색 조각은 현대 조각의 큰 특징으로 르네상스* 이래의 긴 전통을 깨고, 금세기에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시도되었다. 금세기 초 입체주의*의 영향을 받은 조각가들, 특히 아르키펭코에 의해 시도된 이래, 여러 조각가들이 제작에 열중했다. 1930년대 이후 채색 조각은 주로 미국의 스미스David Smith(1906~1965), 칼더Alexander Calder(1898~1976) 등에 의해 제작되었다. 채색 조각의 새로운 운동은 1950년대 말부터 시작되어 1960년대에 전성기를 이루었다. 이러한 동향이 전개된 이유로는 현대 회화가 색채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는 점(옵 아트*, 미니멀 아트*와 같은 경향의 회화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과 조각과 회화의 결합이 점점 늘어나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새로운 조각 재료가 개발되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새로운 재료란 채색 효과를 직접 창조해낼 수 있는, 본래부터 색채를 지닌 것(플라스틱 등)과 페인트나 아크릴 합성수지 도료 등으로 도장된 산업적 완제품들로 이에 손질을 가해 작품에 이용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조각이 재료의 자연색을 그대로 드러내야 한다는 생각은 르네상스기에 확립된 것으로서, 그 이유는 그들이 모범으로 삼는 고전 고대의 조각들이 자연색이었다는 것이었지만, 사실 당시 고대 조각의 대부분은 원래는 채색 조각이었다. 구석기, 신석기 시대의 동굴벽화*도 주로 적, 황, 토(赤, 黃, 土) 등으로 채색이 되었던 흔적이 있으며, 고대 이집트의 조각상을 보면, 남성은 적갈색, 여성은 연한 노랑색 등으로 채색되어 있었다.
헬레니즘 시대와 로마 시대에는 채색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약화되었던 듯 하나, 전체적으로 보면 채색조각은 조각의 전 역사를 통해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는 주된 경향이었다. 현대의 주요 채색 조각가들로는 부서진 자동차의 유색 금속판을 조합하여 만드는 챔벌레인John Chamberlain(1927~ ), 색 네온으로 작업을 한 크리사Varda Chryssa, 반투명이지만 뚜렷한 색을 지닌 플라스틱을 이용하는 데이비드 웨인리브, 다색채의 점토 조각을 제작한 불코스Peter Voulkos, 표면에 패턴이나 형식을 첨가함으로써 환상적 공간 관계를 창조한 허드슨Robert Hudson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