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미술 過程美術 Process Art(영)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 작품의 주제로 삼는 미술. ‘과정’에 대한 본격적인 의식은 1950년대 액션 페인팅*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액션 페인팅의 전면에 부각되는 행위적 성격이 바로 그것이며, 이것은 그 후 해프닝*, 이벤트, 퍼포먼스* 등의 개념과 함께 긴밀히 이어졌던 개념이다. 과정미술가들은 미니멀 아트*의 형식주의*와 인간 감정 부재에 반발한 것이므로, 미니멀 아트는 과정미술의 발달에 중요한 촉매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과정미술은 1969년에 열린 두 개의 전시회를 통해 공인 받았다. 하나는 베른미술관에서 스지먼Harold Szeeman의 기획으로 열린 <태도가 형태화할 때>이고, 다른 하나는 뉴욕의 휘트니 미술관에서 몬티James Monte와 터커Marcia Tucker의 기획으로 열린 <과정-물질>이다.
과정미술은 전형적인 오브제* 이용 과정과 환경을 변혁하는 행위에 의해 인간의 경험과 그 행동의 한계성을 인식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는 자연히 시간적인 서술형식을 위한 소재와 재료의 선택이 중요한 구성요소로 간주된다. 과정미술가들은 얼음, 물, 풀, 왁스, 펠트 같은 재료를 이용하여 작품에서 인생의 무상함이 느껴지도록 만들려고 노력했다. 이를테면 철을 조립한 안드레Carl André(1935~ )의 작품은 철 구성물만이 아니라 녹스는 과정까지도 포함하며, 헤세Eva Hesse는 파이버글라스나 라텍스같이 마음대로 모양을 만들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여 불안정한 재료들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형성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자체 분해되는 추상 형태를 창조했다.
또한 과정미술가들은 어느 곳에서 전시되어도 잘 맞는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형태 대신, 작업실 바닥이나 야외 공간 여기저기에 작품의 구성요소들을 뿌려놓는 등 특정 장소를 염두에 두고 작품을 제작했다. 불변의 미술작품 대신 창조적인 제작 과정을 추구한 과정미술은 경험 자체를 위해 경험을 하는 데에 주목한 1960년대의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과정미술은 같은 시기에 반(反)미니멀리즘 성향을 나타낸 다른 미술들, 즉 아르테 포베라*, 개념미술*, 대지미술*, 퍼포먼스* 같은 미술들과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