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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도

소상도 瀟湘圖

산수화*의 한 화제(畵題). 소상이란 중국 호남성湖南省 동정호洞庭湖의 남쪽에 위치한 소수瀟水와 상수湘水가 합류하는 주변 지역을 말한다. 예부터 소상은 뛰어난 경치로 인해 시인 묵객들이 끊임없이 찾아들었다. 따라서 소상의 자연을 주제로 한 그림이 많이 그려지게 되었는데, 이를 소상도라고 한다. 이성파(李成派) 문인화가 송적宋迪(쏭 띠)이 북송(北宋, 1063) 때 이곳을 방문하여 그린 이후 산수화의 화제로서 성립했다는 설과 송적 이후 11세기말에서 12세기 초에 나타난 화제였다고 하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안개의 어슴프레한 빛 아래에 전개되는 소상의 자연을 8개의 주제로 나누어 그린 것을 특히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라고 한다. 여덟 가지 승경이란 산시청람(山市晴嵐), 어촌석조(漁村夕照), 원포귀범(遠浦歸帆), 소상야우(瀟湘夜雨), 연사만종(煙寺晩鐘), 동정추월(洞庭秋月), 평사낙안(平沙落雁), 강천모설(江天暮雪)이다. 전해지는 작품으로는 오대(五代) 남당南唐 때의 동원董源(똥 위앤)이 그린 <소상도>(북경 고궁박물원 소장)가 유명하다. 동원은 강남산수화(江南山水畵)로도 유명한데, 이 그림에서 강남지방의 풍정을 특히 잘 나타내었다고 평가된다. 이 외에도 남송南宋 초기 왕홍王洪(우앙 홍)이 그린 <소상팔경도권>(프린스턴 대학 소장)이나 12세기 중반의 동원 거연파(董巨派)의 무명화가 이씨(李氏)가 그린 <소상와유도권瀟湘臥遊圖卷>(도쿄 국립박물관 소장), 목계牧谿(무 시)가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소상팔경도권>(東京 根津美術館 소장)이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