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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즉물주의

신즉물주의 新卽物主義
Neue Sachlichkeit(독)

제1차세계대전 이후 독일에서 일어난 미술운동. 개인의 내부로 침잠하려는 표현주의*와 엘리트주의적인 추상에 반대하고, 전후 혼란상을 사회적으로 인식하고자 하며, 사물 자체에 접근하여 객관적인 실재를 철저히 파악하려는 사실주의적인 특성을 지녔다. 1925년 만하임 쿤스트할레의 관장 하르트라우프Gustave Hartlaub가 ‘적극적이고 만질 수 있는 실재에 대한 충성을 지속해왔거나 되찾은 예술가들’의 <신즉물주의>전을 개최하면서 처음 사용되었다. 그는 명확하고 숨김없이 일상의 타락과 불쌍한 사람들의 모습을 묘사하고자 했던 1920년대 초 베를린 미술, 문학운동을 기술하기 위해 이 용어를 사용했다.
주로 뮌헨을 중심으로 형이상학적 경향의 전원풍으로 돌아간 카놀트Alexander Kanoldt와 슈림프Georg Schrimpf 등도 신즉물주의자에 속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작가들은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그로츠George Grosz(1893~1959), 딕스Otto Dix(1891~1969), 샤드Christian Schad(1884~1982) 및 베크만Max Beckmann(1884~1950)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딕스와 그로츠는 철저한 세밀묘사, 강한 색채와 과장된 캐리커처* 등의 방법으로 전쟁의 공포와 도시 사회의 퇴폐적인 면, 노동자들의 소외와 자본주의의 병폐, 성(性)의 폭력적 측면 등을 가차없이 그려냈다. 이들의 조형정신은 다다*, 초현실주의*, 이탈리아의 형이상학적 회화*와 연관되며, 사실주의적이면서 환상적인 이들의 표현방법으로 인해 마술적 사실주의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신즉물주의는 현실의 객관적인 기록과 초현실적인 환상의 양극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지상(技術至上), 기계숭배, 소외와 물상화 현상을 긍정하기 쉬운 일면도 지니고 있었다. 한편 건축이나 공예* 분야에서 역사적 양식의 단순한 모방을 떠나 합목적성, 실용성을 추구한 1920년대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이 용어를 쓰기도 한다. 신즉물주의는 1930년대에 현실 비판적이고 사회적 병폐를 신랄하게 드러내는 요소로 인해 나치에 의해 퇴폐미술로 낙인찍혀 탄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