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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여래

약사여래 藥師如來
Bhaisaijyaguru-vaidūrya(범)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고 재앙을 없애며 현세의 복락을 이루게 하는 부처. ‘약사유리광여래藥師琉璃光如來’ ‘대의왕불大醫王佛’이라고도 한다. 약사여래는 과거에 약왕(藥王)이었으며, 동방 정유리세계(淨琉璃世界)에 살면서 중생의 고통을 소멸시키겠다는 12대원을 발하여 중생의 병을 치료하고 수명을 연장시켜주는 의왕(醫王)으로서 숭앙받았다. 《약사여래본원경藥師如來本願經》에 따르면, 약사불이 머무는 동방 정유리세계는 아미타정토와 같고, 약사의 좌우에는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이 있고 12신장(十二神將)을 권속으로 거느린다고 하였다. 또한 손에는 약합(藥盒)을 들고 있는 것이 특징이나 원래는 보주(寶珠)를 쥐고 있었다고도 한다. 중국에서는 당唐나라 때부터 약사경변상도가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약사의 도상은 8세기경에 정형화되었다.
한국에서는 신라 선덕여왕 때 밀본법사密本法師가 《약사경藥師經》을 읽어 왕의 병을 고쳤고, 경덕왕대에는 경주 분황사에 거대한 약사불을 안치하였다는 《삼국유사三國遺事》의 기록에 따라 7세기 중엽부터 약사불이 널리 숭앙되기 시작하여 8세기 중엽에는 크게 유행하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고려시대에는 국가적인 위기에 대처하기 위하여 약사여래를 본존으로 한 약사도량(藥師道場)이 자주 열리기도 하였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통일신라시대의 〈경주 백율사栢栗寺 금동약사불입상〉과 〈굴불사지掘佛寺址 동면 약사불좌상〉 등이 있다. 또한 약사여래도로서는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을 협시보살로 한 <약사삼존도藥師三尊圖>, 12신장을 권속으로 거느린 <약사신중도藥師神衆圖>, 동방 정유리세계를 그린 <약사정토변상도藥師淨土變相圖>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