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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

화인 畵引

3권으로 만들어진 중국의 회화 논저. 명明의 고응원顧凝遠(꾸닝위앤, 1580~1645)이 숭정 10년(崇禎, 1637)에 지은 것이다. 고응원의 자(字)는 청하淸霞로 고구사顧九思의 손자이다. 그는 박학다식하고 그림의 이론에도 정통하였으며, 산수화*를 잘 그렸는데, 동원董源(똥 위앤)과 거연巨然(쥐 르안)을 본받으면서도 형호荊浩(싱 하오), 관동關同(꾸완 통) 등의 영향도 받았다.
이 책은 《제자장서지諸家藏書志》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지만, 오벽강吳廦疆의 《화원비급畵苑秘芨》에서 볼 수 있고 《패문재서화보佩文齋書畵譜》에 7편의 인용문이 있다. 보통은 〈흥치(興致)〉 〈기운(氣韻)〉 〈필묵(筆墨)〉 〈생졸(生拙)〉 〈고윤(枯潤)〉 〈취세(取勢)〉 〈화수(畵水)〉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생졸(익숙하지 않음과 공교하지 않음)〉편은 붓 쓰는 법에 대하여 쓴 것으로, “그림은 숙(익숙함) 밖의 생(익숙하지 않음)을 구하여야 한다… 또 공교한 것(工)은 졸한 것(拙)만 못하다”라고 주장하며 “생은 거친 기(氣)가 없어 문채(文彩)가 있는 것이니 이른바 문인의 필(筆)이요, 졸(拙)은 작기(作氣)가 없어 우아한 것이니 이른바 아취있는 사람의 깊은 운치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고윤(마름과 윤택함)〉편은 먹 쓰는 방법에 대하여 저술한 것이다. 그는 “먹이 지나치게 메마르면 기운이 없고 기운만을 구하면 방종하게 된다”고 주장함으로써 메마름(枯)과 자윤함(潤)의 예술효과를 획득하는 관건은 조화에 있다함을 제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