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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핑크스

스핑크스 Sphinx(그)

고대 오리엔트 신화에 나오는 괴물로, 사람의 머리와 사자의 몸을 가지고 있다. 이집트*에서 왕자의 권력을 상징하는 모습으로 표현됐으며, 이집트와 아시리아*의 신전이나 왕궁, 분묘 등에서 훌륭한 스핑크스 조각들이 발견된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오래된 것은 이집트 기자에 있는 제4왕조 카프라왕의 피라미드에 딸린 스핑크스로, 길이가 약 70m, 높이가 19.81m인 거상이다. 앞다리 사이에 투트메스 4세의 석비(石碑)를 둔 이 스핑크스는 카프라왕의 얼굴을 하고 있으며, ‘지평선상의 매’를 나타낸다. 또한 스핑크스는 이집트 외에 시리아, 페니키아, 바빌로니아, 페르시아, 그리스* 등에도 일찍부터 알려졌다. 특히 그리스 신화에서는 에키도나와 오로코로스의 아들이라고도 하고 라이오스의 딸이라고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전설이 있다.
그리스에서는 기원전 1600년경의 미케네 수혈묘(竪穴墓)나 크레타섬에서 발견되는 인영(印影)에 처음으로 나타나는데, 여기서는 날개를 달고 있다. 그러나 스핑크스는 원래 사자에 대한 주물(呪物) 숭배에서 비롯된 것으로, 시대에 따라 모습과 성격이 달라진다. 즉 매나 암양 또는 숫양의 머리를 한 것, 서 있거나 앞다리만 가진 것, 왕자의 권력을 상징하는 것, 신전의 장식에 쓰인 것 등 형태와 의미가 다양하다. 카르나크 신전이나 사카라의 세라페이온에서는 길 양쪽에서 서로 마주 보면서 가지런히 늘어선 수십개의 스핑크스가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