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드 글라스
스테인드 글라스 stained glass(영)
재료에 안료를 넣어 만든 색유리나 겉면에 색을 칠한 유리를 기하학적이거나 장식적인 형태 또는 회화적 도안으로 자른 후, 납으로 된 리본으로 용접하여 만든 창유리. 유리의 착색에는 구리, 철, 망간과 같은 여러 가지 금속화합물이 이용되며, 세부적인 디자인은 갈색의 에나멜 유약을 써서 표현한다. 이러한 제작기술이 생겨난 이후에는 세부 사항들만 수정, 발전되었을 뿐 원칙상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 색유리를 창이나 천장에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7세기경 이슬람 지역에서 비롯되었으며, 이슬람 건축에서는 대리석판에 구멍을 뚫어서 유리 조각을 끼워 채광과 장식을 겸하는 방식을 많이 사용하였다.
그러나 스테인드 글라스 기법이 찬란하게 발달한 곳은 서구 기독교 국가, 특히 프랑스 북부를 중심으로 한 북서 유럽 국가에서였다. 서구에는 12세기에 이 기법이 전해졌으며, 12세기 이후의 교회 건축에서 본격적으로 발달했다. 특히 고딕 건축은 구조상 거대한 창을 달 수 있게 되었으므로 창유리가 벽화를 대신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신비하고 감동적인 효과가 인식되어 스테인드 글라스는 교회 건축에 불가결한 것이 되었다. 프랑스의 사르트르 대성당, 르망 대성당, 영국의 요크 및 캔터베리 등의 여러 교회의 창유리들이 12~13세기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유명하며, 현존하는 것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11~12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독일 아우구스부르크 성당의 예언자 다니엘을 묘사한 창문이다.
일반적으로 초기의 창유리들은 유리의 질이 고르지 못하여 착색에 얼룩이 지고 섬세한 표현이 어려웠으나, 오히려 광선의 미묘한 굴절과 투과를 일으켜서 매력을 더하고 있다. 1250년경까지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청, 녹, 홍, 황금색이 중심이 된 강한 색깔에 각각의 유리 조각의 크기도 작고 투명하여 강렬한 색으로 진동하는 모자이크*같은 느낌을 준다. 또 대부분의 초기 작품은 회화적이어서 조각이나 벽화같이 건축물을 장식해 줄 뿐만 아니라 성경 속의 사건, 성자들의 생애 등 서술적인 요소가 많다. 14세기에는 기법상의 혁신으로 스테인드 글라스에 변화를 가져왔다. 은(銀) 용접기술이 개발되어 엷은 놋쇠빛에서부터 짙은 금색 또는 황갈색에 이르는 색의 표현이 가능해진 동시에 안료를 사용해 중간색을 만드는 방법도 개발되어 좀더 사실적인 표현이 가능해졌다. 그 결과, 공예적이라기보다 회화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공법이 진보하긴 하였으나, 지나치게 회화*와 같이 되어 초기 창유리의 독특한 미는 사라지게 되었다.
영국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자체의 보수적인 방법에 따라 교회 예술에서 제작되었으나, 15세기부터는 점차 세속적인 건축물에도 사용되었다. 창유리는 18세기 이후 영국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사실상 쇠퇴하였다. 19세기 후반, 모리스William Morris(1834~1896) 등의 미술과 공예 운동*을 계기로 중세 스테인드 글라스의 아름다움이 재인식되었고 20세기에 들어서는 마티스Henri Matisse(1869~1954), 루오Georges Rouault(1871~1958), 슈미트-로틀루프Karl Schmidt-Rottluff(1884~1976), 프리커Thorn Prikker, 비겔란트Gustav Vigeland(1869~1943) 등이 스테인드 글라스를 활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