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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안 후기 미술

헤이안 후기 미술 平安時代後期美術

견당사(遣唐寺)가 정지된 894년부터 헤이씨平氏가 멸망한 1185년까지 약 300년간의 미술을 말한다. 이 시대는 후지와라(藤原) 시대라고도 부르는데, 궁정 귀족문화가 찬란하게 꽃피었던 시기이다. 견당사가 폐지됨에 따라 중국문화의 영향이 적어진데다가, 일본 자체에서도 이제까지 받아들인 중국문화를 소화하여 독자적 문화를 이룩할 만한 힘이 축적된 점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일본의 독특한 성격이 나타나게 되었다.
건축:교토京都의 궁궐, 우지宇治의 뵤도인平等院이라는 절의 봉황당(鳳凰堂) 등이 이 시대의 대표적 건축물이다. 또한 자연과의 조화를 지향하는 마음에서 만든 귀족들의 주택인 신덴 즈쿠리(寢殿造)라고 하는 일본화된 건축양식이 만들어진 것이 중요하다.
조각:귀족들의 우아한 정취적인 취향을 짙게 반영시켜 일본화된 고전양식을 완성하였다. 전기에 사용되던 통나무를 재료로 하여 조각하던 기법 대신에 엷은 나무판을 포개서 만든 목조 기술이 등장하였다. 이 이면에는 분업과 대량 제작이라는 기술적 요인이 있다. 이 시대의 대표적 작품으로는 조초定朝가 제작한 〈뵤도인의 아미타여래상〉을 들 수 있다.
회화:10세기 원신源信에 의해 고취된 정토사상은 아미타정토(阿彌陀淨土)로의 동경으로 발현되어 장식경(裝飾經), 내영도(來迎圖) 등이 다수 제작되었다. 또한 문학의 성행과 함께 겐지모노가타리에마키(原氏物語繪卷) 등 에마키모노*(繪卷物)가 활발하게 제작되었다.
서예:왕희지체에 획을 한층 둥글게 쓴 소야도풍小野道風에 의해 일본식 서체의 기초가 다져졌다. 이후 등원좌리藤原佐理는 이를 더욱 전개시켰고, 그 뒤에 등원행성藤原行成이 나와 도풍道風과 좌리佐理의 서풍에 세련미를 더하고 전체의 조화를 중요시하는 당대 서풍의 전형을 완성하였다.
공예: 칠공으로는 칠기* 표면에 금, 은가루를 뿌리는 나전이 발달하였고, 금속공예로는 얇은 원형 등에 화조, 새 등 일본적인 문양을 새긴 일본식 거울인 화경(和鏡)이 생겼다. 또한 경전을 후세에 남겨 공덕을 얻으려고 경을 경통(經筒)에 넣어 땅속에 묻은 경총(經塚)에서 경통, 불상*, 거울 등의 금공예품이 많이 발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