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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기둥

벽기둥 pilaster(영)

그리스*, 로마* 시대의 건축과 고전주의* 건축물의 벽에서 앞으로 약간 돌출된 직사각형의 기둥. 고대 그리스의 신전에서는 측벽의 끝부분에 구조적인 목적으로 벽기둥을 세웠는데, 벽에 짜 넣은 각주*의 가시적인 부분을 가리키거나 둥근 지붕을 떠받치는 벽의 두께를 두껍게 하기 위해 대응하는 기능을 했다. 이러한 그리스의 벽모서리 기둥은 로마 벽기둥의 원조가 되었다. 그러나 고대 로마 건축에서 벽기둥은 벽의 밋밋하고 넓은 면을 분할하는 역할을 담당함에 따라, 구조적인 기능을 담당하기보다는 점차 장식적인 성격이 부각되었다.
따라서 단지 기둥 자체 뿐만 아니라, 벽면에서 돌출된 기둥의 부조* 장식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대되었다. 1세기경 로마에 세워진 웅장한 원형극장인 콜로세움의 4층부는 이러한 로마 시대 벽기둥의 쓰임새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한편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프랑스, 영국 등지로 퍼져나간 르네상스 건축에서 벽기둥의 사용은 그 절정에 달해 건물의 내벽과 외벽에 모두 적용되었다. 장식적인 벽기둥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를 계승한 유럽의 신고전주의* 건축 시대의 설계에서도 보편적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