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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콜 드 파리

에콜 드 파리 École de Paris(프)

파리 파(派). 파리에 모였던 외국인 예술가의 집단을 말한다. 19세기 말 또는 제1차세계대전 후 파리를 비롯, 여러 지역에서 각 시대마다 이와 같은 성격의 집단이 있었으나, 일반적으로 제1차세계대전 후부터 제2차세계대전 전까지 파리의 몽파르나스를 중심으로 모였던 외국인 화가들을 가리킨다. 피카소Pablo Picasso(1881~1973)나 브라크Georges Braque(1892~1963)도 넓은 의미에서는 이 파에 속하나 편의상 다른 유파에 소속되어 있지 않았던 앙데팡당*의 화가들, 특히 서정적 표현주의적 경향으로 이 시기를 대표하는 화가들을 가리킨다.
이탈리아의 모딜리아니Amadeo Modigliani(1884~1920), 리투아니아의 수틴Chaim Soutine(1894~1943), 폴란드의 키슬링Moïse Kisling(1891~1953), 네덜란드의 반 동겐Kees van Dongen(1877~1968), 일본의 후지타 쓰구하루藤田嗣治 등이 주요 작가이며, 샤갈Marc Chagall(1887~1985)을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대부분 조국을 떠난 외국인이었는데, 이 파의 근저에 짙게 깔려 있는 애수와 표현주의적 경향은 이러한 성향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이들은 파리에서 가난하고 비참하게 생활하면서도 각자의 민족적 자질을 풍부하게 보여주는 특징을 보였다. 이 작가들은 공통적으로 미려하고 감상적이며 퇴폐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했으나 대체로 이론의 구성에는 약했던 면도 있다. 어떤 비평가는 이상의 제1, 2차세계대전 사이의 에콜 드 파리를 파리파로, 제2차세계대전 중에 일어났던 ‘프랑스 전통 청년화가’의 작가들을 제2차 에콜 드 파리로 부른다. 후자의 작품 경향은 제1차 파리파와는 반대로 프랑스의 전통을 중시했으며 종합적이고 진보적인 화풍을 지니고 있다. 또한 제2차대전 후에는 국적을 불문하고 파리에서 활약하는 내외미술가들의 총칭으로도 사용되었고, 이는 특정한 유파를 일컫는 말이 아니라 미술의 중심지로서 파리의 위광을 뜻하는 단어로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