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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碑 bei(중)

중국에서 기원한 각석(刻石)의 일종이다. 고전의 해석에 의하면, 비의 기원에 두가지 계통이 있다. 하나는 종묘의 문 안에 세워 희생물(犧牲物)을 매어놓기 위한 것, 또 하나는 묘소에 세워서 관(棺)을 구덩이 아래로 내리는 것이다.
이러한 묘문의 비, 묘상의 비가 널빤지 형의 돌이 되고, 문장이 새겨지면서 비가 되었다. 시기는 후한대(後漢代)부터이고, 현재 볼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것은 한안 2년(143)의 〈북해 상경군비北海相景君碑〉이다. 최전성기의 비 양식인 한비(漢碑)는 비수(碑首)가 삼각형으로 뾰족한 규수(圭首)와 둥그런 원수(圓首) 두가지가 있고, 윗부분에 천(穿)이라 부르는 둥근 구멍과 원수에는 운(暈)이라고 부르는 홈이 파여 있다.
천은 희생물을 맨 흔적이고, 운은 활거(滑車)의 끈을 미끄럽게 한 흔적이라 한다. 뒤에 운의 밧줄이 용(龍)의 몸에 비유되고, 그 끝에 용의 머리를 나타낸 것을 이수(螭首)라 한다. 상부에 제액(題額)을 만드는 경우가 많고, 이것을 전서*로 썼으므로 전액(篆額)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네모꼴의 비받침을 방부(方趺)라 하고, 거북 모양을 한 것을 귀부*(龜趺)라 한다. 귀부가 아름다운 것으로는 남조 양의 〈안성강왕소수비安成康王蕭秀碑〉가 있다. 6세기말부터 불사에 관한 비는 비액(碑額)에 불합을 만들었고, 당비(唐碑)의 옆에는 당초문*이 많이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