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주의 선언
사실주의 선언 寫實主義宣言
Realistic Manifesto(영)
러시아 구축주의*자인 가보Naum Gabo(1890~1977)와 펩스너Antoine Pevsner(1886~1962), 그리고 그의 추종자들이 1970년 8월 5일 모스크바에서 발표한 선언문. 1917년에 일어난 볼셰비키 혁명 이후 구축주의 미술가들은 보다 개인적인 미술을 추구하려는 작가들과 대중을 위한 공익적 설계를 내놓는 데 관심을 가진 사람들 사이의 이견으로 두 파로 갈라졌다. 즉 타틀린Vladimir Tatlin(1885~1953)이나 로드첸코Alexander Rodchenko(1891~1956)가 점점 예술이 특수하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혁명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가보와 펩스너는 화가로서의 독자성과 자신의 자유로운 실험에 따르는 화가의 권리를 존속시키기 위해서 투쟁하였다. 이러한 입장들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 <사실주의 선언>의 선포이다. 가보와 펩스너가 서명한 선언의 초안은 사실 가보에 의해 작성되었으므로, 그 선언문에 포함된 사상의 책임은 주로 가보가 지고 있었다.
사실주의 선언문은 ‘인간 역사의 장에서 아직 펼쳐지지 않은 시대’에 적절한, 예술에 있어서 새롭고 위대한 양식을 열정적으로 기원하고 있었다. 그 새로운 프로그램의 본질은 ‘삶이 자리잡은 그 위에 예술이 구축되어져야만 하는 유일한 형식’으로서의 공간과 시간의 재탄생이었다. 서술적인 색채와 선, 공간, 양괴는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즉 모든 요소들은 그들 자신의 실재성을 갖게 되었고 시간과 운동이 그들의 작업에서 기본적인 것이 되었다. 이 선언문은 몇 해에 걸친 러시아 추상미술의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고양되었던 사상이 그 정점에 도달한 것이었다. 비록 가보는 선언문을 하나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 당시 자신의 그룹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것에 대한 하나의 요약으로서 기술하였지만, 그것은 20세기 미술에서 가장 중요한 기록의 하나가 되었다. 또한 당시 부상하고 있었던 추상 화가와 조각가들이 입체주의*의 시작 이후로 분투해 왔던 문제들과 논쟁들에 대한 많은 부분을 명쾌하게 요약한 것이었다.
→ ‘구축주의’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