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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왕

시왕 十王

시왕은 죽은 자의 영혼이 도달하는 명계(冥界, 황천)를 다스리고 죽은 자의 죄업을 심판하는 열명의 왕. 진광왕(秦廣王), 초강왕(初江王), 송제왕(宋帝王), 오관왕(五官王), 염라왕(閻羅王), 변성왕(變成王), 태산왕(泰山王), 평등왕(平等王), 도시왕(都市王), 오도전륜왕(五道轉輪王) 등이다.
지옥을 다스리는 염라왕이 중국에 들어와서 도교적인 영향을 받아서 시왕사상이 전개되었다. 특히 당대(唐代)의 《불설예수시왕생칠경佛說豫修十王生七經》에서 지장보살*과 시왕이 결합하여 종래의 현세이익적인 신앙에서 내세 구원적인 신앙으로 바뀌었다. 이 경전에 따르면, 중생들은 죽은 날로부터 7일 단위의 7번과 100일, 1년, 3년 등 열번에 거쳐 시왕에 의해 선, 악업을 심판받고 그 결과에 따라 육도 가운데 한 곳에 태어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조선시대에 명부심판관의 성격이 부각되면서 독립된 신앙으로 명부전에 자리잡게 되었고 시왕상과 시왕도 제작도 성행하였다. 보통 중앙에 지장삼존상을 중심으로 왼쪽에 1, 3, 5, 7, 9왕의 그림을, 오른쪽에 2, 4, 6, 8, 10왕의 그림을 둔다. 시왕상의 형상은 분노형의 얼굴에 도복(道服)을 입고 손에는 홀(笏)을 쥐고 있지만 제10대왕인 전륜대왕만이 투구와 갑옷을 입은 장군의 모습이다. 시왕도에는 죽은 사람이 살았을 때 범한 각종 죄업에 의해 형벌을 받는 모습이 그려지는 것이 특징적이다.